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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호주는 현재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지급 수수료에 차등을 두고 있다. 호주 국민들이 신용카드를 이용하려면 2~10%가량 추가 수수료를 내야 한다. 범국가적인 정책이다.
이유가 있다. 신용카드를 쓸 때 사회적 비용이 큰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지급수단의 사회적 비용은 은행 같은 금융기관, 각 소매점, 소비자 등 경제주체들이 지급결제망(payment chain)에서 지급 행위를 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말한다.
신용카드의 비용이 높은 건 카드 발급에 더해 신용위험 관리까지 소요되기 때문이다. 현금 역시 제조하고 운송하고 보관하는 비용 탓에 체크카드보다 더 높다.
호주의 정책은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 2006년 체크카드 이용 비중은 11.8%에 불과했는데, 2013년 27.8%로 급증했다. 반면 신용카드 비중(10.9%→14.3%)의 증가세는 둔화됐다.
유럽 국가들도 비슷하다. 네덜란드 정부는 2007년부터 소매점의 체크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그 덕에 체크카드 이용 비중은 2002년 13.2%에서 2009년 28.2%로 늘었다. 덴마크는 2011년 소매점이 신용카드 이용에 최대 3.75%의 수수료를 부과하도록 허용했다. 스웨덴은 한발 더 나아갔다. 2012년부터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 현금 이용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영국도 2014년부터 런던 공공버스를 중심으로 현금를 받지 않고 있다.
유럽 사례 적용하면 연간 수조원 비용 전망
한국은행이 21일 내놓은 ‘주요국의 지급수단 사회적 비용 추정 현황’ 보고서는 지급수단 방법에 따라 만만치 않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비중이 워낙 높아서 눈여겨 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급수단의 비용을 추정한 국가들의 현황을 보면, 보통 각국 국내총생산(GDP)의 0.5% 안팎 사회적 비용이 든다. 이탈리아(0.83%) 스웨덴(0.68%) 덴마크(0.56%) 호주(0.54%) 등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를 추정한 적이 없다. 다만 유럽 국가들의 사례를 단순 적용하면 우리나라도 연간 7조원 이상 비용은 발생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코 적지 않은 돈이다.
거래건당 비용은 신용카드가 가장 높다. 0.98~2.85유로 정도다. 현금(0.26~0.99유로) 체크카드(0.32유로~0.74유로) 등보다 월등히 크다.
韓 신용카드 많이 써…맞춤 정책 추진 필요
문제는 우리나라는 신용카드를 워낙 많이 쓴다는 점이다. 각국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이용 비중은 39.7%다. 2013년 기준 스웨덴(7.8%) 노르웨이(7.4%) 이탈리아(2.5%) 덴마크(1.1%) 헝가리(0.7%) 네덜란드(0.6%) 등과 비교가 어려울 정도다. 반면 우리 국민들이 체크카드를 쓰는 비중은 14.1%에 그쳤다. 반면 유럽은 많게는 50%가 넘는 국가(노르웨이 51.8%)가 있을 정도다. 덴마크와 스웨덴의 비중도 각각 48.4%,43.5%에 달한다. 그만큼 체크카드 이용이 자연스럽다.
한은은 추후 유럽 국가들의 전례를 참고해 국내 지급수단의 사회적 비용을 추정하는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다.
김규수 한은 결제연구팀장은 “향후 추정 결과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지급수단 조합을 찾을 것”이라면서 “편리하고 저렴한 지급수단의 이용을 촉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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