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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니면 못한다"..동부이촌동 재건축사업 '잰걸음'

장종원 기자I 2014.10.06 11:24:26

부동산 시장 회복세·재건축 규제완화에 사업 탄력
한강맨션, 재건축조합 설립 임박..왕궁아파트 사업 재정비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재건축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LTV(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와 재건축 연한 단축 등 부동산 규제 풀기에 나선 ‘최경환 효과’로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가 조합원과의 갈등, 층수 규제 등으로 답보 상태였던 이 일대 재건축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속절없이 떨어지던 매매가도 반등하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재건축 조합설립 동의서 제출을 독려하는 플래카드가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한강맨션 입구에 나붙어 있다. 재건축 규제 완화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에 동부이촌동 일대 재건축사업이 오랜 침체를 딛고 기지개를 펴고 있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부이촌동 한강맨션 출입구 두 곳에 ‘한강맨션 건축! 지금이 기회입니다’라는 재건축 조합 설립 동의서 제출을 독려하는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이 단지는 2003년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꾸려졌지만 아파트 단지 앞 상가들의 반대가 심해 사실상 사업이 중단 상태였다.

올해 초 추진위원장을 새로 뽑으면서 재건축사업의 물꼬가 트이고 있다. 특히 부동산시장 회복세가 지속되고 ‘9·1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책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지금이 아니면 재건축이 어렵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상가 측 반대도 다소 누그러진 상태다. 추진위원회 측도 상가 재건축을 앞당겨 분리 준공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면서 설득하고 있다. 송업용 추진위원장은 “주민이나 상가 모두 재건축 방법에 이견이 있는 것이지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며 “현재 60%가량 동의서를 확보했고 연말까지 75%를 확보해 재건축 조합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강 조망권 프리미엄’을 주장하는 일부 주민의 반대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다. 이 단지는 동부이촌동 정중앙 최고 요지에 위치하면서 용적률도 100% 수준에 불과해 재건축 여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근 왕궁아파트는 2008년 재건축조합이 설립됐지만 한강변에 15~35층 이상 초고층 건물의 신축을 제한하는 ‘한강 지구별 가이드라인’ 발표로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 데다 재건축 추진 방향에 대한 주민간의 갈등으로 그동안 진척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달 새 조합장을 선출하면서 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회복세와 재건축 규제 완화뿐 아니라 단지와 맞닿은 재건축 렉스아파트가 최고 56층의 주상복합아파트(2015년 준공 예정)로 위용을 드러내면서 주민들을 자극했다는 게 주변 부동산들의 이야기다. 임종빈 조합장은 “그동안 갈등을 정리하고 왕궁아파트 재건축은 다시 시작 단계에 섰다”며 “명품 입지에 걸맞은 명품 단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때 전용 102㎡의 매매가가 10억원까지 올랐다 7억원 초반으로 떨어진 아파트값도 최근 들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근 이종광 동양부동산 대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취임하고 9·1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2~3개월간 매매가가 7억 5000만원에서 8억원으로 약 5000만원이 올랐다”며 “집주인들이 내놓은 물량을 거둬들이고 있어 매매가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이촌동 재건축 추진 현황(자료 서울시)
동부이촌동 일대는 한강 조망권에다 뛰어난 주거 환경으로 70년대부터 전통의 부촌으로 각광받았다. 2016년 미군기지 이전과 용산공원 사업이 본격화되면 개발 호재도 기대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6개 단지 1300여가구가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동부이촌동은 강남에 비교할 만한 주거 환경과 미래가치를 가지고 있어 재건축도 긍정적”이라며 “다만 개발 호재가 가시화된 이후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쪽도 있어 조합원들의 이견으로 사업 추진이 더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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