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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Ie 5.0 초고속 인터페이스 지원
24일 삼성전자(005930)에 따르면 이 회사는 PCIe(Peripheral Component Interconnect Express) 4.0과 5.0을 모두 지원하는 SSD 신제품 ‘990 EVO’를 출시했다. SSD는 하드디스크(HDD)의 한계를 극복한 저장장치다. SSD는 HDD와 달리 자기디스크가 아닌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데, 이런 특성 덕에 HDD보다 빠른 속도로 데이터 읽기·쓰기가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신제품에 지원한 PCIe은 기존 SATA(Serial Advanced Technology Attachment) 전송 속도의 성능 한계를 극복한 고속 인터페이스 규격이다. 이는 데이터 전송을 위해 메인보드에 SSD를 연결하는 방식을 말한다. 신제품은 사용자의 PC 시스템이 지원하는 인터페이스에 따라 자동 전환돼 호환성과 안정성이 우수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PCIe 5.0 기반 초슬림형 노트북에 성능의 저하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특히 990 EVO는 AI 시대에 최적화한 제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I 시대가 본격 개화하면서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고 그래픽저장장치(GPU) 성능이 향상되고 있는데, PCIe 인터페이스 역시 그에 발맞춰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노트북에 PCIe 5.0 SSD 탑재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PCIe 기반 SSD 시장은 지난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17%의 성장률을 보이며 전체 SSD 시장의 99%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990 EVO를 통해 현재 주류인 PCIe 4.0 시장과 차세대 PCIe 5.0 시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제품의 연속 읽기·쓰기 속도는 각각 최대 5000MB/s, 4200MB/s로 전작 대비 각각 43%, 30% 향상됐다. 그만큼 대용량 파일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속 읽기 속도는 스토리지 메모리에 이미 저장된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불러오는 속도를, 연속 쓰기 속도는 스토리지 메모리에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저장하는 속도를 각각 뜻한다.
◇“가성비 SSD로 낸드 시장 살린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자체 개발한 5나노 신규 컨트롤러를 소비자용 SSD에 처음 탑재했다. 이를 통해 전력 효율을 최대 70%까지 개선했다. 이와 함께 제품 내부 D램 탑재 없이 PC의 D램과 직접 연결하는 호스트 메모리 버퍼(HMB) 기술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HMB는 호스트 PC의 메모리를 디바이스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할당·해제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글로벌 출시 가격은 1TB와 2TB 기준으로 각각 124.99달러(약 16만7000원), 209.99달러(약 28만1000원)다. 국내 가격은 이보다 더 저렴하다. 1TB와 2TB가 각각 15만원, 25만원이다. 일반 소비자를 타깃을 한 기존 제품들과 비교해 성능은 확 높였지만 가격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가성비’ 신제품을 통해 여전히 위축돼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의 회복을 앞당기겠다는 복안이다. 옴디아 추정치를 보면, 낸드플래시 시장은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23.8%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2027년에는 지난해와 비교해 2.3배 이상 시장 규모가 커져 870억달러(약 1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전체 SSD 시장에서 점유율 40.1%(2022년 기준)를 기록한 업계 1위다. 2006년부터 전 세계 1위 자리를 지켜 왔다.
손한구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브랜드제품비즈팀 상무는 “990 EVO은 속도, 전력 효율, 신뢰성을 갖춰 일상에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제품”이라며 “최신 인터페이스에 최적화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990 EVO을 1TB, 2TB 두 가지 용량으로 23일부터 전세계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국내에서는 이날부터 판매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