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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 아니라 청주·日맥주 팔지않는 라멘집..."먹다 들키지 마라"

박지혜 기자I 2019.08.05 10:31:1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이후 지난 2일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강행하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2차전’이라고 할 정도로 거세지고 있다.

이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스시’ 논란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케’ 논란 등 정치권발(發) ‘일식’ 문제로 온라인상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한 언론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식당에서 사케를 마셨다고 보고를 했고, 이해찬 대표는 일본산 사케가 아니라 국산 청주를 마셨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야당에선 애국심 운운 논평을 내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며칠 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스시 먹었다고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공격을 했고, 동석한 오거돈 부산시장이 스시 아니고 생선회였다고 밝힌 적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황 씨는 “세상 참 웃긴다. 일본 유래 음식을 먹으면 비(非)애국자가 되는가 보다”라며 “민경욱 대변인의 스시 발언 때 일본 유래 음식 목록을 올린 적이 있다. 일식집에서 사케(아니라 청주였지만) 마셨다고, 횟집에서 스시(아니라 회였지만) 먹었다고 마치 대물림 애국자 집안 출신이나 되는 듯이 지적 질을 해대는 분들에게 드리는 목록”이라고 썼다.

그는 또 “먹다가 들키지 마시기 바란다”라고 꼬집었다.

그가 올린 목록에는 ‘붕어빵, 풀빵, 단팥빵, 소보로빵, 생과자, 호두과자(향토음식으로 팔리고 있는 기타 만주류 포함), 카레밥(인도카레 제외), 어묵, 망개떡, 단팥죽, 빙수, 우동, 소바, 김밥(김으로 쌈 싸먹는 것 제외), 돈까스, 라멘(인스턴트 라면 포함), 단무지, 나베’ 등이 포함됐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국내의 유명한 일본 라면 전문 식당은 최근 매장에서 ‘일본 맥주’를 철수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일본 라면 전문 하카타분코는 지난달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한민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지지하며 피해자의 동의 없이 설치된 위안부재단의 해산을 지지한다”며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시행하고 있는 아베 정부의 무역 제재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는 이로 인해 일어나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자 일본 맥주를 철수시켰으며, 위안부 쉼터인 ‘나눔의 집’에 정기 기부를 시작했다”라고 알렸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 되면서 한국인이 운영하고 국산 식자재를 쓰는 일식당임에도 ‘일본 상징성’으로 피해를 볼까 눈치보는 분위기다.

누리꾼들은 “일식당이 무슨 죄냐”, “이참에 일본 제품 대신 우리나라 제품을 애용하는 계기를 만드는, 똑똑한 불매운동을 하자”, “일본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국내 수입·유통업자에게 불똥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라는 등의 의견과 “유니클로 직원들도 전부 한국인인데 그럼 그 사람들까지 생각해줘야 하나”, “일본어 쓰는 일식당, 간판이랑 메뉴 이름부터 한국어로 바꿔라”라는 등 의견으로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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