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LG가 삼성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기술을 빼갔다는 혐의가 불거져 디스플레이 업계에 메가톤급 파장이 일고 있다. 그만큼 AMOLED의 기술 가치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AMOLED는 백라이트에 의해 빛을 발하는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스스로 빛을 발하는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LCD에 비해 응답 속도가 1000배 이상 빨라 잔상 없이 자연색을 재현할 수 있어 LCD를 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향후 5년간 AMOLED의 시장 규모는 9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시장은 급속도로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에서 가장 비싼 부품이다. AMOLED 시장을 장악하면 향후 수십년간 안정적인 수익을 담보할 수 있다. 삼성과 LG가 최고의 전자업체 지위에 오른 것도 LCD 시장을 장악한 덕이 크다.
그간 경찰도 국가 핵심기술 차원에서 AMOLED에 대한 기술 유출을 철저히 감시해 왔다. 경찰은 앞서 지난해 말에도 AMOLED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린 혐의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연구원 이모(36)씨, LG디스플레이(034220) 연구원 김모(37)씨, 중국 A사 부장 김모(39)씨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경찰의 수사결과는 TV용 대형 AMOLED 기술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에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SMS(Small Mask Scanning) 기술은 SMD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AMOLED 증착 공정이다. 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씨도 SMS 기술개발을 주도했던 전문가다.
현재 AMOLED를 채용해 시장에서 팔리는 기기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수준이다. 아직 디스플레이의 `꽃`으로 불리는 TV용 대형 제품은 기술력의 한계로 상용화되지 않았다. 그런만큼 AMOLED TV 기술력을 두고 SMD와 LG디스플레이가 한창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이 같은 기술 유출이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전 세계 AMOLED TV 시장은 올해 3만4000대에 불과하지만, 오는 2015년에는 21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3~4년 사이 60배 이상 확대되는 것이다.
AMOLED 개발에 올인하는 SMD는 이번 기술 유출 혐의로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지난 4년간 기술 개발에만 1조1000억원을 투자했던 SMS 기술이 통째로 유출됐을 경우 시장이 상반 부분으로 LG쪽에 내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SMD가 OLED 시장의 97%를 독점하고 있지만, 만약 이번 기술 유출로 향후 5년 내에 LG디스플레이가 AMOLED 시장의 3분의 1을 장악하면 SMD는 30조원 가량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후발주자인 LG가 단박에 기술 격차를 줄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00년 AMOLED 개발을 시작해 2004년 양산 설비투자에 들어갔던 반면, LG는 2008년 들어서야 본격적인 사업 의지를 드러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삼성 같은 국내 업체가 AMOLED 핵심기술을 가진 상황에서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도 AMOLED의 시장성에 눈을 뜨고 있다"면서 "해외 시장으로 유출될 가능성도 농후한 만큼 핵심기술로 철저히 관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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