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용 기자] 지난 2분기 미국의 중대형 법인 고객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살아나면서 미국 은행들이 관련 대출 기준을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개인 대상 대출 수요는 여전히 침체돼 있었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은행 대출 담당 임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는 55개 미국 국내 은행과 22개 외국계 은행의 미국 지점을 상대로 지난 6월12일부터 보름간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은행들은 3분기로 갈수록 대출 기준을 완화했으며, 주로 중대형 법인 고객 위주였다. 다만 주택 시장은 수요위축 영향이 지속됐다.
WSJ은 미국 은행들이 금융위기에도 불구, 대출 기준을 위기 이전보다 더 엄격히 유지해왔지만 최근 `위기에서 회생한` 법인고객 대상 대출을 중심으로 기준이 완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대형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늘고, 은행들 간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영향이다. 소형 기업들의 경우 일부 은행들이 대출 기준을 완화해봤지만 수요가 여전히 약했다.
개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도 침체돼 있다. 신용카드나 자동차 담보 대출이 다소 늘긴 했지만 연준은 "아직 수요가 널리 확산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주택담보대출도 마찬가지 상황. 응답 은행의 4분의 3이 올해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침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로 `경제와 집값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이유였다.
이에 따라 연준은 지난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적어도 2013년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다만 "그럼에도 불구, 미국 전체 중산층의 금융 상황이 나빠졌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