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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등 필즈상 수상자들 "AI 난제 풀이 경쟁, 수학 본질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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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배 기자I 2026.09.12 15: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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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명 공동서한…"문제 풀이는 이해·통찰 위한 수단"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테런스 타오 등 필즈상 수상자들이 인공지능(AI) 기업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미해결 수학 문제 풀이 경쟁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문제 해결의 속도와 성과에 집중하는 경쟁이 수학 연구의 본질을 훼손하고 장기적으로 학문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로이터
/로이터
1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한국계 수학자인 허 교수와 타오를 비롯한 필즈상 수상자 25명은 공동서한을 내고 AI를 활용한 수학 문제 풀이 경쟁이 수학계에 장기적인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수학에서 문제를 푸는 행위 자체가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공동 서한에서 “문제를 푸는 것은 개념적 이해와 통찰이라는 근본적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도구이자 대리 수단일 뿐”이라고 했다. 수학적 이해와 통찰을 얻으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며 연구자 사이의 상호작용도 중요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AI가 업무 수행 방식을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애초 그 작업을 통해 무엇을 이루려 했는지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AI 중심의 성과 경쟁이 초래할 위험은 수학 분야에만 머물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인간의 이해와 사고 과정 대신 결과물만 중시하는 풍조가 확산하면 지적 활동 전반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필즈상 수상자들은 AI가 수학 연구에 미칠 영향을 두고 수학계는 물론 AI 기업과 사회 전체가 대응 방안을 서둘러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공동 서한은 오픈AI가 최근 AI를 이용해 수학계의 대표적 난제인 7개 ‘밀레니엄 문제’ 가운데 하나인 ‘나비에-스토크스 문제’를 88시간 만에 해결했다고 발표한 직후 공개됐다. 문제 해결에는 수천 개의 AI 에이전트가 동시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에 따르면 에이전트들은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 문제를 풀기 위해 270만 개의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약 1300억 개의 토큰을 사용했다.

다만 문제 해결 과정에서 다른 수학자들의 연구 아이디어를 활용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미국 뉴욕대(NYU) 쿠란트 수리과학연구소의 트리스탄 벅매스터 교수와 앤트로픽 소속 수학자 레벤트 알푀게는 오픈AI의 발표에 앞서 AI를 활용한 관련 방정식 연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벅매스터 교수는 자신들의 연구가 알려진 뒤 오픈AI가 같은 문제에 뛰어들었으며, 연구진이 수개월 동안 개발한 독창적인 접근법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픈AI는 벅매스터 교수의 연구에 접근한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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