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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산울림 '30년史' 책으로 펴냈다

김미경 기자I 2016.01.07 11:15:48

1985년 문 연 뒤 韓 연극사 진화
주류 연극의 보루(堡壘)
산울림소극장 30년 의미와 단상
실험과 도약 '복합문화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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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극장 연극의 신화
이진아·이은경|292쪽|레터프레스

‘한국 소극장 연극의 신화-소극장 산울림 30년사’ 표지(사진=산울림 소극장).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의 실험실’ 소극장 산울림의 과거 30년사와 앞으로의 태동을 갈무리한 책이 나왔다. 올해로 개관 31주년을 맞아 그동안 소극장 산울림 무대에 올랐던 초기 작품 활동과 의미를 짚어냈다.

연극평론가인 이진아 숙명여자대학교 교수와 연극평론가 이은경이 함께 펴낸 ‘한국 소극장 연극의 신화-소극장 산울림 30년사’는 소극장 운동의 터전이 된 극장 산울림을 조명한다.

한국 연극계 거목 임영웅(80) 극단 산울림 대표 겸 연출자가 1970년 극단 산울림을 창단한 후 불문학자 겸 번역가인 부인 오증자(77·서울여대 명예교수)와 함께 1985년 3월 3일 서울 마포구 신촌 홍대 부근에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에 마련한 극장이 ‘산울림 소극장’이다.

소극장 산울림은 임 연출이 사재를 털어 100석의 작은 극장으로 개관했다. 고인이 된 배우 함현진(1940~1977), 김무생(1943~2005)과 손숙 등이 초창기 멤버로 활동했다. 극단 창단 작품으로는 1년 먼저 처음 선보인 ‘고도를 기다리며’다. 1969년 국내 초연 뒤 지금까지 수차례 무대에 올렸다. 임영웅 연출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초기에는 삶의 부조리를 그린 동시대 번역극 작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필두로 ‘블랙코미디’ ‘코뿔소’ ‘목소리’ ‘마리떼레즈는 말이 없다’ 등을 올렸다. 이후 격동하는 사회를 은유적으로 대변한 창작극 위주로 레퍼토리를 꾸렸다. ‘부정병동’ ‘가위바위보’ ‘건당진단’ ‘무지개 쓰러지다’ 등이 평단에 호평을 받았다.

특히 그때그때 시대조류에 주목했다. 페미니즘 연극을 유행시킨 점이 예다. 1986년 극장 개관 1주년 기념작으로 공연한 ‘위기의 여자’는 한국연극계에 소위 ‘여성연극’이라는 용어를 대중적으로 통용시킨 작품이다.이후 ‘목소리’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딸에게 보내는 편지’ ‘여성반란’ ‘담배 피우는 여자’ 등이 레퍼토리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홍대 주변 문화단체들과 협업하며 예술의 보루라는 산울림 소극장의 이미지를 좀 더 젊고 진취적인 것으로 바꾸어 나가고 있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등을 통해서다.

아울러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변화도 꾀하고 있다. 음악과 연극이 함께 하는 ‘산울림 편지콘서트’는 매년 연말 라이브 교향악 연주와 함께 예술가들의 삶을 그들의 자필 편지를 낭독하는 것을 중심으로, 복합장르공연으로 풀어낸다. 2013년 베토벤, 2014년 슈만, 2015년 슈베르트였다.

현재는 누나 임수진(53)이 극장장, 동생 수현(51)이 예술감독을 맡아 역사를 잇고 있다. 연극평론가 유민영(단국대학교 명예교수·서울예술대학교 석좌교수)은 “세계연극사를 되돌아보아도 작은 극장 하나가 30년 동안이나 한결같이 의미심장한 창조 작업을 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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