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시스템은 해당 사안이 공시대상은 아니라고 판단해 공시하지 않았지만,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관련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를 두고 회사측과 투자자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가뜩이나 경영상 주요 사항을 공시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기관투자자들은 알고 있었다면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 기울게 만들었다는 비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4일 이데일리 단독 취재 및 투자은행(IB) 업계를 종합하면 서진시스템은 지난 4월22일 이사회에서 보통주 402만6846주를 발행하는 18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제3자배정 대상자는 토러스자산운용과 네오영이다.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4만4700원으로 기준주가 4만9593원 대비 9.87% 할인됐다. 토러스자산운용은 800억원을 투입해 178만9709주를, 기존 주주인 네오영은 1000억원을 투입해 223만7137주를 배정받았다. 회사는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성장 투자와 운영자금에 쓰겠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유상증자 추진 시점과 서진시스템의 베트남 세금 리스크 논란 시기가 겹친다는 사실이다. 관건은 자금조달 과정에서 서진시스템에 불거진 베트남 세금 리스크가 투자자에게 어느 수준까지 설명됐는지다. 앞서 서진시스템 베트남 현지 생산법인은 현지 세관 당국으로부터 원부자재 수입과 완제품 수출 내역에 대한 조사를 받고 약 1000억원 규모의 부가가치세 및 벌금 납부 요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진시스템 대표이사는 이로 인해 연초부터 출국 금지 조치를 당해 베트남에 장기 체류 중인 상태다. 그럼에도 서진시스템 측은 공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제는 회사 측이 공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유상증자 투자자에게는 관련 리스크를 설명한 정황이 있다는 점이다.
서진시스템 고위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베트남 세금 관련 상황을) 알고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고위 관계자의 설명대로라면 일반 주주는 공시나 분기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없었던 리스크를 일부 기관투자자는 투자 판단 과정에서 전달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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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시스템의 베트남 세금 리스크가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였고,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되기 전 유상증자 참여자 등 특정 투자자에게만 제공됐다면 해당 정보의 성격과 제공 경위, 투자 판단, 또는 유상증자 거래 조건에 활용됐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수반하는 거래다. 기관투자자는 회사와 직접 접촉해 실사자료를 받고, 투자계약을 통해 위험을 확인하거나 조건을 조정할 수 있다. 반면 일반 소액주주는 공시와 정기보고서 외에는 같은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 회사가 공시 대상이 아니라고 본 사안을 일부 투자자에게는 설명했다면, 이는 회사 내부적으로는 해당 정보가 투자계약상 의미 있는 리스크라고 판단한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유상증자 참여자들의 입장은 달랐다. 토러스자산운용 측은 베트남 세금 리스크와 관련한 보도가 나온 뒤에야 해당 사안을 인지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오영 측도 “공시가 되지 않은 사안을 어떻게 알았겠느냐”며 사전 인지 가능성을 부인했다. 회사 측은 유상증자 투자자들이 알고 있었다고 설명하지만, 정작 투자자 측은 몰랐다고 주장하면서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유상증자 투자자에게 알린 이유...업계선 "기관 소송파워 우려했을 것"
투자업계에서는 서진시스템이 유상증자 투자자에게 세금 리스크를 알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술과 보장 조항'에 따른 소송리스크 때문이다. 유상증자와 같은 투자계약에는 통상 회사와 주요 종속회사에 중대한 소송·분쟁·세무조사·우발채무·정부기관 조사 등이 없거나, 있다면 이를 투자자에게 고지했다는 진술과 보장 조항이 포함된다.
회사가 중대한 세무 리스크를 알고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면 향후 계약 위반이나 손해배상 분쟁에서 불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회사가 일반 주주에게는 공시하지 않은 사안이라도, 유상증자 투자자에게는 투자계약상 분쟁을 피하기 위해 별도로 설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투자자와 회사가 가격, 보호예수, 자금 사용 목적, 투자자 보호조항 등을 개별적으로 협의하는 구조다. 투자자가 세금 리스크를 사전에 알았다면 이를 감안해 할인율이나 투자 조건, 확약 조항, 사후 손해배상 조항 등을 협상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세무조사와 거액의 부가세 등은 투자계약상 부정적 항목”이라며 “기관투자자에게 고지할 정도의 리스크였다면 일반 주주들 역시 확인할 수 있었어야 한다. 미공개중요정보의 선별 제공 및 이용 여부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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