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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피해↓...인뱅 피해 비중 3배로↑

노희준 기자I 2023.04.20 12:00:00

금감원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현황 발표
22년 1451억원 피해...전년비 13.7% 감소
인뱅 피해금액 21년 129억원→22년 304억원
가족·지인 사칭 메신저피싱 성행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전체 피해금액은 줄어들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피해금액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빙자형 사기 피해가 준 반면 가족과 지인을 사칭한 메신저피싱이 주요 유형으로 성행했다.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의 2022년 보이스피싱 피해현황 및 주요 특징을 20일 밝혔다. 지난해 보이스피싱(계좌이체형) 피해금액은 1451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억원(13.7%)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기활동 위축 등으로 피해금액은 2019년 이후 크게 감소했지만, 감소율은 지속적으로 둔화하는 추세다.

또한 전체 피해금액은 지난해 1451억원으로 2019년 이후 78.4% 감소했지만, 1인당 피해금액은 15.1% 감소하는 데 그쳤다. 사기범이 오픈뱅킹(한앱에서 모든 금융권 계좌 조회)을 통해 피해자 다수 계좌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짐에 따라 1인당 피해 규모가 2019년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피해급 환급률을 계속 떨어지고 있따. 보이스피싱 피해금 환급률은 2020년 48.5%를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크게 하락해 지난해에는 26.1%에 불과했다. 피해금이 단기간에 다수의 계좌를 거쳐 이전되는 과정에서 신속한 지급정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피해규모가 감소하는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외려 피해금액 비중이 지난해 20.9%로 1년 전 7.7%에서 3배 가까이 불어났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피해금액도 같은기간 2021년 129억원에서 지난해 304억원으로 2.36배로 불어났다.

A은행은 지난해 2분기 글로벌 송금업체인 B사와 제휴해 수취인 계좌번호 없이도 실시간 해외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런데 4분기중 사기범들이 피해금을 해외로 송금하는 징후를 인지했지만, 거래제한 등의 조치를 늦게 취해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유형을 보면 가족과 지인, 공공기관 등을 사칭하는 사칭형(1140억원)이 78.6%로 과반을 차지했다. 이어 대출빙자형(311억원)은 21.4% 수준이다. 특히 메신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비대면채널 이용 증가로 가족 및 지인 사칭 메신저피싱 비중이 2020년 15.9%에서 2022년 63.9%로 급증하는 추세다.

메신저피싱은 메신저로 피해자에게 접근해 신분증 사본, 은행계좌 비밀번호 등을 보낼 것을 요구하거나, 악성앱 설치를 유도 후 핸드폰을 원격 조종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범죄를 말한다.

피해금액은 연령대에 비례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60대 이상(673억원, 46.7%)과 50대(477억원, 33.1%)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20대(3.3%p)·60대 이상(9.7%p)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여타 연령대의 비중·피해규모는 감소 추세다. 금감원 관계자는 “출처 미상의 앱이 메신저 링크를 통해 설치·작동되지 않도록 관련 업계와 악성앱 예방 기능의 활성화·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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