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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착시' 종료되나…은행, 연체액 43개월 만에 증가

노희준 기자I 2022.12.16 15:26:23

10월 은행 연체율 0.24% YOY 0.01%p 하락
연초 YOY 대비 최대 하락폭 0.08%P보다 현저히 둔화
"연체율 하락 연내 도래 예상"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계속되던 은행권 연체율 하락이 곧 멈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년 동월 대비 하락 속도가 현저히 둔화된 데다 연체 규모가 43개월 만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착시’로 인한 부실이 점차 드러나는 게 아닌지 주목된다.

1일 금융당국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10월 말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0.24%로 전년 동월 말(0.25%) 대비 0.01%포인트(p) 하락했다. 한환투자증권은 전년 동월 대비 연체율 하락 속도가 “현저히 줄었다”고 평가했다.

실제 올 초 최대 0.08%p에 이르던 하락폭은 6월 0.05%p, 7월 0.02%p, 8월 0.04%p, 9월 0.02%p로 전반적으로 하향 추세다. 올해 전년 동월 대비 연체율 하락 속도 단순 평균이 0.05%p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약 5분의 1로 둔화된 것이다.

법인 중소기업 연체율은 0.37%로 전년 동월 대비 0.05%p 떨어졌다. 2018년 4분기부터 추세적인 하락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자영업자(SOHO) 연체율은 0.22%로 전년 동월 대비 0.02%p 늘어나 38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변동성이 큰 대기업 연체율은 0.07%로 전년 동월 대비 0.018%p 하락했다.

지난 7월 상승 전환한 가계 연체율은 0.22%로 전년 동월 대비 0.04%p 증가했다. 신용대출 등 일반대출 연체율은 0.43%로 전년 동월 대비 0.1%p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폭이 두 자릿수를 나타낸 것은 2013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0.13%로 전년 동월 대비 0.02%p 상승했다.

가계 신용대출은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인해 여유자금은 상환되는 반면, 인터넷 은행의 중신용 대출 취급이 증가하는 등 자산 구성이 악화된 것이 연체율 상승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은행 연체채권 규모는 10월 말 5조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가 증가해 4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로써 2013년부터 지속됐던 연체율 하락세는 연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기업 연체 잔액이 전년 동월 대비 4% 줄었지만, 가계 연체 잔액은 22%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기업 연체는 감소하는데 가계 연체는 증가 속도가 빨라져 차주별 격차는 더욱 벌어진 셈이다. 10월 중 발생한 신규연체 규모도 1조2000억원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김도하 애널리스트는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여전히 커지면서 주택담보대출까지 연체율이 상승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계 연체 규모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대출 증가율과 금리뿐 아니라 자산 건전성에 있어서도 차주 간(기업과 가계)의 차이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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