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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판준비기일은 검찰 측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 입장을 확인하고 증거조사 계획 등을 논의하는 절차지만, 이날 곽 전 의원 측 등은 공소사실에 대한 기록복사가 전날에야 이뤄진 탓에 공소사실 입장이나 증거 의견을 말하지 못했다. 이에 재판부는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갖기로 정했다.
다만 정식 공판이 아닌 공판준비기일이라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음에도 법정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곽 전 의원은 별도로 발언 기회를 재판부에 요청해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곽 전 의원은 “나름대로 이런 부분(청탁) 문제가 되지 않게 살아왔는데, 아들과 회사 관계자들 일로 제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됐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공소장에는 피고인이 어떤 행위를 해서 처벌해야 한다거나 해당 행위가 범죄가 된다는 것이 기재돼야 한다”며 “검찰 공소장을 보면, 제가 무엇인가를 했다는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50억 원을 받거나 받기로 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세금 제외 약 25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2016년 4월 20대 총선 당시 남욱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도 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 씨는 곽 전 의원에게 준 뇌물을 화천대유에 근무하다 퇴직한 곽 전 의원 아들의 퇴직금 등 형식으로 주는 과정에서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남 변호사는 곽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50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곽 전 의원 등에 대한 2회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31일 오전 10시 50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