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교민들을 살려주세요”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이같은 제목의 한 청원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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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장 코로나에 걸려 숨을 못 쉬어도 산소통 하나 준비되어 있지 않고, 병원도 포화상태라 갈 곳도 없다”면서 “이젠 길에서 죽어가는 사람들도 있다”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근 니어 “코로나와 쿠데타로 일자리를 잃어 생계가 아주 어려운 교민들도 많아졌다. 대사관과 한인회 등이 애쓰지만 해결 방법이 없어 차일피일 미뤄지고만 있다”면서 “1300여 명 한국 교민들이 미얀마에서 코로나로 죽어가지 않도록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델타형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에 다시 코로나19 경보령이 내려졌다. 그러나 미얀마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국가 방역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미얀마 보건체육부가 발표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461명이었다. 검사받은 이가 1만 117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3분의 1 확률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공식적인 신규 확진자 수는 일 평균 3000~4000명 내외지만 실제 확진자는 더 많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치료는 더 쉽지 않다. 미얀마에서는 의사들이 대부분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면서 병원들이 문을 닫았고 운영 중인 병원에서는 코로나19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치료비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본인의 방역은 본인이 신경써야 하는 상황에서 산소호흡기 등 의료기기의 가격을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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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BBC 미얀마판 뉴스 및 현지 SNS에 따르면 양곤의 일부 공장은 11일(현지시간)부터 개인을 대상으로 한 의료용 산소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군정이 운영하는 코로나19 치료센터 및 양곤 국립종합병원에만 산소를 공급하라는 군부의 지시에 따른 조치다. 군부가 군인들에게 먼저 산소 공급을 하기 위해 독재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숨통을 끊어놓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양곤~인천행 항공편이 운행되고 있는 만큼, 위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하면 서둘러 한국으로 귀국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교민들의 한국행은 PCR 검사 유무 등과 상관없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14일간 격리를 해야 하지만, 귀국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치료도 받을 수 있다.
현재 미얀마에 있는 교민 수는 13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연초만 하더라도 미얀마에 주재하는 교민들은 4000명 정도로 추산됐지만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현지에 생계기반이 남아 있어 쉽게 떠날 수 없는 이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민들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소문난 이버멕틴을 사재기하거나 중국봉제협회를 통해 중국산 백신인 시노백과 시노판을 수입, 유료 접종하는 등 살 길을 찾아나서고 있다. 백신 접종 비용은 1회 30불씩 총 60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