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이 같은 내용의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의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3월말 831조8000억원으로 1년전보다 무려 18.8%(131조8000억원) 급증했다. 가계대출이 9.5%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영업자 대출이 두 배 가량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이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코로나19가 처음 발견됐던 작년 1분기 10.0%를 기록하더니 2분기 15.4%, 3분기 15.9%, 4분기 17.3%, 올 1분기 18.8%로 시간이 갈수록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주로 코로나19에 피해를 입은 도소매(24.2%), 숙박음식(18.6%), 여가서비스(31.2)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소득분위별로 보면 저소득층,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성별로는 여성 차주를 중심으로 자영업자 대출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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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차주(세 개 이상의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소득 하위 30% 또는 신용점수 664점 이하의 저소득·저신용자) 비중도 작년 1분기 12.2%에서 올 1분기 11.0%로 오히려 감소했다. 취약차주의 부채 규모도 전체의 9.4%에서 9.2%로 줄었다.
그러나 자영업자 대출의 질은 악화되고 있다. 저축은행, 대부업체, 여신금융전문회사 등에서 10%대 고금리로 빚을 낸 대출 잔액은 전체의 5.2%인 43조6000억원에 달했다. 고금리 대출 비중 자체는 작년 1분기와 같은 5.2% 수준이지만 대출 규모 자체가 증가하면서 그 액수는 1년 전(36조5000억원)보다 7조1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특히 숙박음식 업종의 고금리 대출 비중은 7.0%로 도소매(6.5%), 여가서비스(5.1%) 등 여타 업종에 비해 높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자영업자 상당수가 소득이 줄어들고 신용점수가 깎인 상태에서 빚을 내 버티는 경우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지원 종료,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가 늘어날 수 있다”며 “금융기관들이 선제적으로 (연체율 상승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당국에선 업종, 소득, 지역별 특징 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