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는 2016년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전량 국내 울산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한다. 미국 진출 첫 해 판매 목표를 G90(EQ900 수출명) 5000대, G80 2만5000대로 설정했지만 2016년 판매 결과는 G90, G80 각각 403대, 4812대에 불과했다. 목표에 크게 못 미치는 판매량을 보였다. 그만큼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를 잡는 게 어렵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그 다음해인 2017년에는 그나마 희망을 준 결과를 나았다. G90 4398대, G80 1만6196대로 2016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지만 목표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올해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제네시스의 플래그십인 G90은 신차 효과가 사라지면서 판매량이 매월 쪼그라 들고 있다. 6월 부터는 월 판매량이 100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내에 달리 미국에서 제네시스의 부진은 복합적인 이유로 보인다. 우선 모델의 노후화다. 출시한 지 2년이 넘은 G80과 G90은 올해 말 완전변경과 부분변경이 예고돼 있다. 완전변경과 부분변경을 거치면 판매량 회복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들 두 모델은 신차 출시 이후 G80은 최소 월 판매 2000대를, G90은 월 400대를 넘겨야 한다. 이 벽을 넘지 못할 경우 제네시스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이 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의 판도 변화도 부진의 원인이다. 기존 대배기량 가솔린 세단이 주도했던 미국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이 최근 전기차, SUV로 급격히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미국 현지 전문가들은 “미국 고급차 시장을 노린 제네시스가 SUV와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지 못해 경쟁력이 떨어진 결과”라고 평가한다.
아울러 판매 수치를 끌어올릴 G70은 지난달 하순에야 미국에 출시했다. G70 미국 판매가격은 2만 달러 후반부터 시작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막내로 판매의 활기를 되찾아 줄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는 부족한 신차 출시로 승부른 건다. 시간은 더디지만 2020년 SUV, 2021년 전기차를 출시해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미국 내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판매 1위는 테슬라 모델3, 2위는 렉서스 RX, 3위는 아우디 Q5가 차지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전기차와 SUV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제네시스는 2019년 말 G80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중형 SUV GV80의 양산을 시작해 2020년 미국에 수출한다. 이어 2020년 하반기에는 소형 SUV GV70도 출시할 계획이다. GV70의 구체적인 사양에 대해선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지만 G70과 플랫폼, 파워트레인 등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GV70은 연간 생산물량은 기존 계획보다 2배이상 증가한 11만대로 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2020년에는 럭셔리 쿠페 GT70, 2021년에는 전기차를 연이어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021년까지 제네시스는 SUV를 포함한 6개 모델 라인업을 갖출 것“이라며 “올해는 모델 라인업 미비로 판매가 부진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뿐 순차적으로 신차가 등장하면 판매량이 급등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 부진이 신차 공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지는 라인업이 갖춰지는 2020년 하반기가 돼야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