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정상회의 참석 정상들 "北 미사일 깊은 우려"

피용익 기자I 2012.03.26 16:37:18

반기문, 오바마, 후진타오, 메드베데프 ''중단 촉구''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2012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50여개국 정상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 발사 계획을 일제히 규탄하며 중단을 촉구했다.

핵안보 정상회의는 핵테러 방지를 논의하는 자리다.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 등은 당초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다. 그러나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북한 문제가 국제 사회의 긴급 현안으로 부상했다. 장거리 로켓이 결국은 핵무기 운반 수단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정상회의 참가국의 공통된 의견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위성 발사 계획은 옳지 않다”며 “포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단순한 우려 표명 차원을 넘어서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사일 발사가 북한을 더욱 곤경에 빠뜨리고 고립에 빠지게 할 것이라는데, 우리도 중국도 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한중 정상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이 대통령과 만나 북한의 장거리 로켓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입장은 보다 강경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한국외대 강연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더이상 보상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의 도발은 국제 사회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한미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유예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국도 북한에 약속한 영양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구체적인 대응책도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 첫 일정으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것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간접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 존 키 뉴질랜드 총리, 만모한 싱 인도 총리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입을 모았다.

각국 정상은 정상회의 기간 중 활발한 양자회담을 개최한다.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까지 24개 국가 정상 및 국제기구 대표와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부분 양자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27일 발표되는 정상 선언문(서울 코뮈니케)에 북한 문제에 대해 어떤 수준의 내용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과 각국 정상의 회담에서 북한 문제 이외에 다양한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레젭 타입 에도르안 터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터키 자유무역협정(FTA) 상품분야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자원 및 인프라 분야에서 기업간 협력을 적극 지원하고 방산, 신재생에너지, 환경 산업에서도 협력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경우 한국 기업인의 투자 진출·활동이 원활할 수 있도록 ‘한시적 근로협정’을 조속히 체결키로 했다.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 李대통령 "핵물질 궁극적으로 모두 폐기해야"(종합) - 李대통령 "핵물질 궁극적으로 모두 폐기해야" - `앗! 마이크가 켜졌네`..오바마, 러에 속내 밝히다 `곤혹`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