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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량 수입의존 소·돼지 구제역 백신, 국산화 생산 '잰걸음'

이진철 기자I 2020.11.23 11:00:05

농림축산검역본부, 한국형 구제역 백신 시제품 생산
백신 효능 등 품질평가 시험 진행, 상업화 생산 가시화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지금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구제역 백신의 국산화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한 축산농가에서 수의사가 소에게 구제역 일제 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한국형 구제역 백신 시제품을 생산하고 품질평가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구제역은 소, 돼지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 가축에게 퍼지는 급성 전염병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15종의 구제역 백신 종자바이러스를 개발해 한국수의유전자원은행에 보관하고 있으며, 2019년 12월에는 시험생산 제조공정 기술을 확립했다.

검역본부는 자체 보유하고 있는 백신연구시설을 이용해 구제역 2가 백신(O형 보은주+A형 연천주) 시제품을 생산했다. 구제역 백신 품목허가를 위한 시험 항목 중 임상시험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들은 비임상시료로 진행할 수 있다. 구제역 백신 공장 건립 이전에 선제적으로 검역본부에서 보유한 연구시설을 이용해 백신 시제품을 생산한 것이다.

검역본부는 “구제역 O형 보은주와 A형 연천주는 국내에서 분리한 바이러스를 이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한국형 구제역 백신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제역 O형 보은주는 국내에 유입 가능한 O형의 여러 지역형 바이러스에 대해서 광범위한 방어 효과를 나타내 백신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Antiviral Research 2020년 9월호)에 게재됐다. 또한 A형 연천주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는 A22 IRQ 백신과 동등한 효능을 나타냈다.

검역본부는 “특히 이번 시제품 백신은 접종량을 2㎖에서 1㎖로 줄임으로써 접종 부위의 국소반응을 최소화했다”면서 “향후 기술개발을 통해 근육 이상 등 백신의 부작용이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에 제작한 구제역 백신 시제품은 바이러스 방어 효과, 면역 지속기간 확인, 안전성 평가 등 여러 추가적인 시험을 거친 후 상업화 백신으로 생산하게 된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향후 국내 구제역 백신 공장이 건립돼 시설이 정상 가동되면 구제역 상업화 백신의 생산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검역본부는 구제역 백신 시제품 생산과 관련, 지난 20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축산 관계자들을 초청해 ‘국산 구제역 백신 개발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검역본부는 시제품의 개발상황을 발표하고, 각계 전문가의 국산 구제역 백신의 전망에 대한 의견도 청취했다.

박종현 검역본부 구제역백신연구센터장은 “국내 최초의 한국형 구제역 백신은 여러 지역형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범위가 넓고 우수한 면역원성을 보이며, 접종부위의 근육손상을 감소할 수 있는 기술이 더해졌다”면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외국산 백신보다 한층 개량된 백신으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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