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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30일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3군단 기독교 군종병 집체교육’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 인제와 양구 지역을 담당하는 3군단은 지난 4월 13일부터 같은 달 17일까지 4박 5일간 예하부대 소속 군종병 250여 명을 대상으로 집체 교육을 실시했다. 이 기간 중에 3군단 기독교 군종부는 3시간에 걸쳐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건국’이라는 내용의 교육을 진행했다.
자료집에 따르면 해당 교육을 담당한 강사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항일 운동 성과를 설명하는 데 주로 시간을 할애했다.
당시 강연을 맡은 강사 A씨는 ‘한국의 해방은 무장투쟁의 본거지였던 간도에서 찾아온 것이 아니라 …중략… 즉, 해방은 무장투쟁이 아닌 이승만 박사의 끈질긴 외교투쟁에 의해 찾아온 것’이라며 ‘(광복은) 이승만 박사가 적어도 30여년 동안 거의 혼자 힘으로 싸운 외교투쟁의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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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중학교에서 교재로 쓰이는 8개종의 한국사 교과서 중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외교적 공헌에 대해 서술한 교과서는 지학사뿐이다.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는 “광복은 외교적인 노력 외에도 위험을 무릎 쓴 의병·독립군·광복군의 무장투쟁과 묵묵히 독립 자금을 모으던 이들 등 보이지 않는 노력이 어우러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특히 광복군에 뿌리를 둔 우리 군대에서 무장투쟁의 성과를 무시하고 이승만의 외교적 노력만을 높게 평가한 교육이 이뤄진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3군단측은 국가 안보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당 강사가 임의로 주관적인 평가를 강연에 포함했지만 강연 전체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3군단 관계자는 “강연 전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은 삭제했지만 강연 주제를 완전히 훼손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우편향적인 일부 내용은 포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광진 의원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더욱 확고한 역사관과 안보의식을 가져야 할 군이 광복군의 활동을 무시하는 교육을 허용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 군은 장병들이 그릇된 역사관과 안보의식을 갖지 않도록 부대 내에서 이뤄지는 정신교육의 내용에 대해 엄중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