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인 동부하이텍 사장(사진)은 25일 주주총회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히면서 "올해 3가지 아날로그반도체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 비중을 4개 부문으로 분산하고, 거래선을 다변화해 리스크관리를 하겠다"는 구체적인 경영 전략을 제시했다.
◇ "3+4 전략, 세계 최고 특화 파운드리 회사로"
그는 올해 `3+ 4` 전략으로 세계 최고의 특화 파운드리 반도체 전문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올해는 좋아보이는 사업분야보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문에 역량을 집중해 나갈 방침"이라며 "부가가치가 높고 시장이 큰 아날로그 반도체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하이텍은 올해 크게 3가지 반도체 사업분야에 집중하고, 4개 사업 포트폴리오로 정비한다는 전략이다.
박 사장은 "3가지 사업분야는 아날로그반도체와 아날로그센서, 믹스드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태블릿과 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 활성화로 아날로그반도체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단순한 입력장치가 아날로그센서와 결합해 획기적인 입출력장치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베디드 메모리와 비휘발성 메모리, RF 등 다양한 IP를 적용한 믹스드 시그널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그는 "반도체사업은 세계 경기 등 외부 환경에 민감하다"며 "`3C+ 1 I` 전략으로 리스크를 분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C란 컨슈머(Consumer)와 컴퓨팅(Computing),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1C는 인더스트리(Industry)를 뜻한다.
박 사장은 "컨슈머시장과 계산능력을 특화한 갖춘 컴퓨팅, RF 모뎀 등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각각 30%를, 인더스트리얼 산업용 분야에 10%의 비중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즉 사업포트폴리오를 4가지 분야로 분산시켜 세계 경기에도 휘둘리지 않는 사업구조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이어 "국내에 편중된 고객구조를 미국과 일본, 유럽으로 넓히고, IT선진국의 대형회사와 사업을 더욱 확대해 경기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선진 영업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국내외 반도체기업과 제휴 검토..반도체 캐퍼 확대"
동부하이텍은 올해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박 사장은 "국내외 반도체회사들과 다양한 협력을 통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제휴 등의 형태로 해외 반도체기업들의 유휴 반도체라인을 차용하는 등 형태로 동부하이텍의 캐퍼를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박 사장은 "생산성과 수율 향상을 통해 생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늘리겠다".
그는 "2010년에는 반도체 웨이퍼 판매량이 처음으로 88만장을 돌파해 반도체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고 판매량 기록을 세웠다"고 자랑했다. 반도체 웨이퍼 생산량은 2008년 73만장, 2009년 68만장을 각각 기록했다.
그는 "반도체사업은 시황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하고 파운드리제품 가격도 해마다 떨어졌지만 동부하이텍은 특화제품을 개발해 처음으로 판매가격을 인상하는 성과도 냈다"고 말했다.
◇"재무리스크 해소..차입회사에서 투자회사로"
올해 투자 계획에 대해 박 사장은 "현재 동부하이텍이 갖고 있는 기술 수준에 대해 해외에서 높게 평가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없는 상황"이라며 "시설이나 생산 면에 있어서 투자 규모는 작년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예상하는 차입금 수준에 대해 그는 "약 4000억원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며 "그동안 언급됐던 재무리스크는 사실상 해소됐다고 봐도 좋다"고 자신했다.
이어 "그간 동부하이텍이 차입하는 회사였다면 올해부터는 투자하는 회사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재무구조를 개선시켜 영업이익 흑자를 내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이번 주총에서 사업목적으로 추가된 신재생에너지사업과 반도체소자제조업 추진 계획에 대해 박 사장은 "아날로그반도체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놓고 여러가지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등 유관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관사업은 반도체 소자사업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2009년 1월 2일 처음 CEO로 취임했을 때 당시 주가는 3360원이었고 작년 종가는 약 4배가 오른 1만6300원으로 올랐다"며 임직원들이 합심해서 일군 성과라고 말했다.
주가 측면에서 향후 목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 사장은 "해외 메이저 아날로그반도체 기업들은 이브이에비타(EV/EBITDA, 기업 가치를 나타내는 현금창출능력이 시가총액 대비 얼마나 평가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 대비 10배는 된다"고 말했다. 이어 "1차적으로 동부하이텍도 이정도의 평가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노력하겠다"며 웃었다.
한편, 박 사장은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와 LG반도체를 거쳐 2007년 동부하이텍에 영입됐다. 그는 디스플레이사업부를 창설, LDI (LCD 드라이버구동칩)개발을 주도하는 등 아날로그 및 시스템IC 분야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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