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환구 기자] 아프리카 축구팬들의 응원도구로 남아공 월드컵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부부젤라`가 과도한 음량 때문에 청각에 손실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6일 스위스의 보청기 및 청각시스템 제조사 포낙(Phonak)보청기가 운영하는 연구기관 `히어 더 월드`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축구 응원도구의 소리를 테스트한 결과 부부젤라는 가장 높은 127데시빌(dB)를 기록했다. 이는 잔디깎는 기계(90데시벨)이나 전기톱(100데시벨)보다 높은 수치다.
영국의 축구팬들에게 인기있는 `에어-혼`이 123.6 dB로 두번째로 높았으며 삼바 드럼이 122.2 dB, 심판의 호각은 121.8 dB로 측정됐다. 노래하는 두 명의 응원객 소음은 121.6 dB로 나타났다.
김규상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연구위원은 "부부젤라의 127 dB는 연속음으로 노출되지 않아야할 수준인 115 dB를 초과하고 있다"며 "이처럼 125 dB 이상 음에 노출될 경우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급성적으로 난청을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또 신체적으로 이통(귀의 통증)과 심리적으로는 심한 짜증과 성가심, 피곤함과 과도한 흥분을 유발하게 돼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고 심리를 불안하게 한다"며 "부부젤라 음의 크기를 낮게 조절하거나 귀마개 등을 착용해 근접 소음으로 부터 음의 크기를 저감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일 포낙보청기 한국법인 대표이사는 "시끄러운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면 청각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예방 차원에서 귀마개 등 청력보호를 위한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부젤라는 트럼펫 모양으로 된 플라스틱으로 남아프리카 지역의 전통적인 응원도구다. 하지만 지나친 소음으로 선수와 관중, 시청자들에게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