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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이 4분의 1가량 감소한 것은 주로 원유 가격 하락, 판매량 감소, 정제·화학 부문 마진 약화의 영향 때문이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우리는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순이익을 달성했다”며 “경제적 역풍 속에서도 건전한 현금 흐름과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순이익 감소에도 아람코는 총 배당금을 전년 대비 30% 늘어난 978억달러로 책정해 사우디와 국부펀드 등 대주주에 대한 이익환원 강화에 나섰다. 이 배당금은 사우디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이다. 사우디는 아람코의 82%를 소유하고 있으며, 국부펀드를 통해 16%를 추가로 통제하고 있다.
또 향후 추가 주식 발행을 위해 높은 배당을 유지하고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7% 지분을 매각한 아람코는 올해 사우디 주식시장에서 추가 추식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사우디 정부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초대형 부동산 개발사업 네옴과 관광 자원 개발 등 탈석유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경제 구조 개혁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 고유가를 유지해야 한다.
이에 산유국들은 공급을 통제해 유가를 떠받치려하고 있다. 석유수출기구(OPEC)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으로 구성된 OPEC+는 자발적 감산을 연장키로했다. 이에 사우디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은 오는 6월 말까지 하루 220만배럴씩 감산을 계속할 예정이다.
앞서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며 유럽을 중심으로 전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닥치자 당해 유가는 배럴당 130달러를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 2022년 아람코의 순이익은 2021년(1100억달러)보다 46%가량 급등했다.
그러나 지난해 유가가 다시 배럴당 85달러까지 떨어지며 아람코의 수익성도 악화로 이어졌다. 수요와 공급 긴축 우려 속에 미국 원유 벤치마크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0달러대 초반을 맴돌고 있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공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원유 가격 변동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나세르 CEO는 “작년 석유 수요가 지정학적 역풍에도 불구하고 하루 1억2240만배럴이라는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하며 강세를 보였고 올해도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에는 1억4000만배럴의 수요가 예상되며 2025년에는 더 많은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람코는 지난 1월 사우디 정부로부터 원유 생산 능력 확대 계획을 중단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세계적으로 탈탄소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람코는 향후 수십년동안 석유에 대한 수요가 탄력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 2027년까지 생산능력을 하루 1200만배럴에서 1300만 배럴로 늘릴 계획이었다.
앞으로 아람코는 천연가스 생산 확대를 비롯해 청청에너지원 개발에 자본을 할당할 계획이다. 이날 실적발표에서 천연가스 생산량이 2030년까지 2021년대비 6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나세르 CEO는“우리는 세계가 실용적이고 안정적이며 질서 있는 에너지 전환을 달성하기 위해 석유와 가스, 재생에너지, 수소 및 기타 에너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에너지원을 혼합해야한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아람코는 해외 액화 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투자했다. 작년 9월 호주에 본사를 둔 미드오션에너지의 소수 지분을 인수하며 첫 해외 LNG 투자를 단행했다. 나세르 CEO는 “아람코가 자체적으로 LNG 거래에 나설 수도 있다”며 “모든 것은 기회에 달렸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