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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통계청 "취업자 수, 인구보다 더 빨리 줄고 있다"

최훈길 기자I 2018.06.15 10:25:09

"임시·일용직, 제조·건설·숙박·음식업 고용 감소"
"최저임금 영향 알 수 없어..6월 고용 예단 어려워"

구직자들이 지난해 열린 채용박람회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김형욱 기자]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인구 감소 폭에 비해 취업자 수 감소폭이 더 크다”며 빠른 고용 감소 추세를 지적했다.

빈현준 과장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체 취업자 수의 증가 폭을 변동시키거나 특히 감소시키는 데 영향을 준 것은 임시직이나 일용직”이라며 “남성 취업자 비중이 높은 제조업, 건설,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 취업자가 줄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빈 과장은 음식·숙박업 고용 감소와 청년실업률 증가에 대해 “청년층들이나 20대 초반이 음식·숙박업에 많이 취업해 있다”면서도 “숙박·음식점업의 고용 감소가 최저임금의 영향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고 답했다. ‘6월 고용’에 대해선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이날 ‘5월 고용동향’에서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로 올라 실업률이 1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청년(15~29세) 취업자의 실업률은 전년동월 대비 10.5%를 기록했다. 이는 1999년 6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5월 기준으로 최고치다. 이 결과 실업률이 4.0%를 기록, 2000년 5월(4.1%) 이후 5월 기준으로 1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체감 청년실업률인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3.2%로 5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지난 달 취업자 수는 2706만4000명으로 작년 5월보다 7만2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같은 취업자 증가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월(1만명) 이후 8년 4개월 만이다. 올해 취업자 증가 규모는 지난 2~4월 10만명대를 기록하다가 5월에는 10만명 미만으로 주저 앉았다.

업종별로는 교육 서비스업(-9만8000명), 제조업(-7만9000명), 도매 및 소매업(-5만9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4만3000명) 취업자가 전년동월보다 급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은 4월에 이어 2개월 연소긍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조선·자동차 분야에서 취업자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빈 과장과의 일문일답 주요 내용이다.

[출처=통계청]
-지난달 취업자 증가 폭이 7만2000명으로 1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10대 인구가 감소하고 있어 인구 구조적인 측면이 작용했다고 본다. 자동차, 조선업의 구조적 여파가 있다.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했던 건설업의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일시적 요인이지만 집중 호우로 건설업 일용직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끼쳤다.

-남성 취업자 수는 줄고 여성 취업자 수는 늘었는데.

△보건업, 사회복지서비스업, 특히 공공행정에 여성 비중이 계속 오르고 있다. 반면 남성 취업자 비중이 높은 제조업, 건설,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 취업자는 줄고 있다.

-청년 실업률이 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방직 공무원 응시생이 실업자로 분류된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본다. 지방직 시험 일정이 지난 해에는 6월17일이었지만 올해는 5월로 당겨졌다.

-숙박 및 음식점 고용이 전년동월 대비 4만3000명 감소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있는지?

△꼭 그 영향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숙박·음식점 특성상 과당경쟁에 따른 구조조정, 사드 배치 이후 중국 관광객이 감소했던 게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부분들이 있다.

-교육 서비스업이 전년동기 대비 9만8000명 감소한 이유는?

△취학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좀 더 상세히 보면 교습 학원, 30~40대를 중심으로 감소하고 있다. 최근 공공부문의 채용 확대가 젊은 사람들이 포진해 있는 교육 서비스업의 취업자 감소에 영향을 준 게 아닌가 싶다.

-도·소매업이 전년동기 대비 5만9000명 줄어든 이유는?

△제조업 고용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자동차 판매, 도매까지 작년 12월부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0대 취업자 수 감소가 최저임금 영향 있다고 보는지?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취업자 수 전체는 인구에 비례해서 또 감소하는 영향이 있다. 다만 고용률 측면에서도 현재 하락하고 있다. 인구 감소 폭에 비해 취업자 수 감소폭이 더 큰 것은 맞다. 청년층들이나 20대 초반이 음식·숙박업에 많이 취업해 있다. 다만 숙박·음식점업의 고용 감소가 최저임금의 영향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2017년 6월부터 최근 1년간 감소하고 있다. 그런데 최저임금 인상분 시행은 올 1월부터다.

-54시간 이상의 취업자 수는 굉장히 좀 많이 줄고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조금 증가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근로시간 조정 때문인지?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은 7월부터 시행된다. 사전에 (고용시간 감축)했는지에 대해서 좀 판단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취업시간·근로시간 자체가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달에는 45시간 이상, 54시간 이상의 취업자가 크게 감소했다. 이는 최저임금에 따른 노동시간 감소라기보다는 최근에 비가 특별하게 많이 오면서 기상악화로 일부 산업들의 조업일수가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종 취업자 추이는?

△컴퓨터·영상 관련 제조업 증가세가 3월에 비해서 조금 둔화하기는 했습니다만, 어느 정도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오늘 고용 동향 지표가 고용보험 피보험자 가입자 수 기준으로 하는 취업자 수와 결이 다른 이유는?

△고용노동부에서 하는 고용보험 피보험자 조사와 조사 방법·범위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용보험의 피보험자로 가입할 정도면 고용·노동시장에서 비교적 안정성이 뛰어난 분들이다. 상용직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나온다. 전체 취업자 수의 증가 폭을 변동시키거나 특히 감소시키는 데 영향을 준 것은 임시직이나 일용직이다. 그런 쪽의 변동 폭 때문에 현재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6월 고용은?

△지난 해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했기 때문에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향후 나아질 것이라고 볼 수 있어 현 상황과) 다르게 볼 여지는 있다. 다만 경기 영향, 불규칙 요인들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서 예단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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