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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촛불 대통령을 자임했다. 특히 촛불혁명에 참여한 수많은 시민들을 극찬하면서 세계를 향해 대한민국의 민주화 역사와 성숙한 민주주의를 과시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현지시간 19일 오후 인트레피드 해양·항공·우주박물관에서 열린 아틀란틱 카운슬 주관 시상식에 참석, ‘2017 세계시민상’을 수상했다.
세계시민상은 미국 싱크탱크인 아틀란틱 카운슬이 국제사회가 당면한 문제해결에 기여하고 세계 시민의식을 구현한 인사들에게 수여한다. 아틀란틱 카운슬은 인권변호사로서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 노력과 북핵위협에 대응해 한반도 긴장완화에 기여한 공로를 평가해 문 대통령을 한국인 첫 수상자로 선정했다.
◇“촛불혁명 위기 빠진 민주주의 구하고 새 정부 출범”
문 대통령은 수상소감에서 본인을 한껏 낮췄다. 문 대통령은 “이 상을 촛불을 들었던 대한민국 국민들께 바치고 싶다”며 “촛불혁명은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를 구하고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에 모두 성공한 나라라면서 4.19혁명, 5.18 광주 민주화운동, 6월항쟁 등 한국 현대사의 분수령이 된 주요 민주화 과정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1960년 4.19 혁명으로 민주화운동의 깃발을 올린 한국 국민들은 장기간 지속된 군사독재에도 굴복하지 않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던졌고 수많은 사람들이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제성장에 자신을 헌신했다”고 밝혔다. 또 “1980년 5월, 대한민국 남쪽의 도시 광주에서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전환점을 만든 시민항쟁이 일어났다”며 “많은 희생이 있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려는 숭고한 실천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의 민주주의는 1987년 6월항쟁으로 또 한 번 도약했다”며 “국민들은 시대의 흐름을 독재에서 민주로 바꿔냈다.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을 권리를 되찾았고 그 힘으로 사회 각 분야에서 민주주의 공간을 확장했다”고 밝혔다.
◇“촛불혁명, 단 한 건의 폭력도 단 한 명의 체포자도 없었다”
문 대통령은 4.19, 5.18, 6.10로 이어진 민주주의는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기적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부도사태까지 갔던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세계 경제를 위기에 몰아넣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힘도 바로 그 광장의 국민들에게서 나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제 한국의 민주주의는 국민주권의 완전한 실현을 위해 진전하고 있다”고 촛불혁명을 평가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서는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평화적인 방식의 정권교체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묻어났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국민은 헌법의 절차를 통해 국민의 뜻을 배반한 대통령을 파면했다”며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국민의 뜻을 실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한민국 국민들은 ‘민주공화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명제를 세계 시민들에게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촛불혁명은 1700만명이 참여한 대규모의 시민행동이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건의 폭력도, 단 한 명의 체포자도 발생하지 않은 평화롭고 문화적인 축제로 진행됐다”며 “폭력이 아니라 평화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보여줬다. 세계적인 민주주의의 위기에 희망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이제 새로운 대한민국은 경제 민주주의와 평화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면서 “세계가 고민하는 저성장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도 세계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롭게 쓴 대한민국이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