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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교육청이 올해 초등교원 선발 인원을 105명으로 축소하겠다고 공식화 한 4일 오전, 서울교대와 이화여대 학생들이 시교육청의 발표에 항의하며 “정부는 무책임한 초등교사 수급 정책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며 침묵시위에 나섰다.
서울교대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학생들 750여명(주최 측 추산)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청은 지난 12년간 초등 교사 연 평균 선발 인원인 838명의 8분의 1로 선발 인원을 감축했다”며 “졸업생 대다수가 불합격할 수밖에 없는 사태에 대한 책임을 올해 임용고사를 볼 학생들이 떠안게 됐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이 올해 선발하는 2018학년도 공립 초등교사 선발 인원은 3321명이다. 이는 한 해 전 선발 인원(5549명)보다 40.2%(2228명) 줄어든 수치다. 특히 서울 지역 초등교사 임용규모는 105명으로 지난해(846명)보다 86%(741명) 줄며 전국 평균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영주 서울교대 졸업준비위원회 대표는 “서울교대의 설립 목적이 초등교사의 양성이라는 점, 정부의 교원 수급 정책에 따라 신입생 선발을 조정해 왔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졸업생 80% 이상이 불합격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결과가 정의로울 차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4년 동안 한길만 보고 달려온 학생들이 무책임하게 외면당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대 초등교육과 학생회도 “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과 교원 증원에 대한 약속과 달리 사범대생에게 부당하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정부와 교육부, 교육청은 정책 실패를 바로잡고 학생들의 꿈을 보장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 회견에 참석한 서울교대 4학년 노모(24·여)씨는 “전날 소식을 접한 뒤 너무 분하고 걱정이 돼서 잠을 설쳤다”며 “교원 감축에 대한 반대보다 정당한 과정과 논의가 사라진 결정을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교대 졸업준비위원회 등 학생 대표 7명은 조희연 시교육감을 만나 비공개 면담을 시작했다.
학생 대표 측은 “교원 임용 예측에 실패한 교육청의 결정에 학생들이 큰 상처를 받았다”며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고 일관된 교육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희연 시교육감은 “최근 몇 년 간 선발된 신규 교사 선발 인원이 누적되다 보니 신규 임용 대기자가 3800여명에 육박하는 상황”이라며 “2018년 교원 선발 인원 축소가 서울만의 문제가 아닌 상황에서 교육부와 학생들의 문제 제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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