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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백제 사비도성 나루터 일대인 부여 구드래에서 백제시대 사찰 건물터와 도로가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부여군과 백제고도문화재단이 지난 4월부터 발굴조사 중인 부여 구드래 일원(명승 제63호)에서 초석 건물지와 도로 등의 백제 유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발굴현장은 충남 부여군 부여읍 구교리 59-9번지 일대다.
부여 구드래 일원은 부소산 서쪽 백마강 나루터 일대를 가리킨다. 구드래 나루는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부여 부소산성, 나성 등을 포함하는 백제 사비도성의 나루다. 발굴조사 결과 1동 2실 구조의 초석 건물지와 도로 등의 백제 유구가 확인됐다. 또 연화문 수막새, 명문와(글자가 새겨진 기와), 귀면와(도깨비 얼굴이 장식된 기와), 토제전(흙으로 만든 벽돌), 굴뚝상부장식토기, 전달린 토기, 등잔, 숫돌 등 백제유물도 대거 출토됐다.
특히 이번에 확인한 초석 건물지는 익산 미륵사지와 부여 능산리사지의 강당(講堂)터, 익산 왕궁리 유적 1호 건물터와 유사한 1동 2실 구조다. 북편 구릉 말단부에 위치한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역사 기록에서 알려지지 않은 중요 사찰의 강당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건물지는 기둥을 받치는 초석의 배치상태로 미루어 맞배지붕으로 추정된다. 건물은 북편의 낮은 구릉을 일부 ‘L’자로 깎아내고 지면을 정리한 후 축조됐다. 건물지의 규모는 가로 26.6m, 세로 15m로 7세기 이후 축조된 것으로 보인다.
도로시설로는 도로와 도로 남쪽의 배수로, 노면의 수레바퀴 흔적이 확인됐다. 배수로는 원지형을 굴착해 조성했는데 내부에는 목탄, 백제 토기, 기와 등의 유물이 다량 출토됐다. 아울러 수레바퀴 흔적은 두 바퀴의 너비가 130cm 정도다. 이 도로시설은 백마강변에서 사비왕궁으로 향하는 동서도로로 추정되며 사비도성의 가로체계의 일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로 백제 사찰의 강당과 사비도성 시가지의 도로시설 등을 확인하는 획기적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 추진될 부여 구드래 일원의 문화유적 정비 기본계획 수립과 백제 건축사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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