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설리 기자] SK에너지 등 국내 정유 4사가 97년 석유산업 자유화 이후 처음으로 정유 부문에서 영업적자를 냈다.
24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SK에너지(096770), GS칼텍스, S-Oil(010950), 현대오일뱅크 국내 정유 4사의 지난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 정유 부문은 16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70조9064억원으로 전년대비 26% 줄었다.
전체 매출은 90조1994억원으로 24%, 영업이익은 2조867억원으로 52% 각각 감소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로 정제마진이 악화되면서 정유사 실적이 타격을 입었다.
정유 4사의 순이익률은 2%로 주요 상장사인 포스코(11.7%), 삼성전자(10.7%), 현대자동차(9.3%)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오강현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이날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유사들의 현 이익 수준은 산업 존립 기반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며 "고도화시설투자, 미래에너지 개발, 해외자원 확보 등에도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업황에 대해서는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경기회복에 따른 견조한 수요에 의한 것인지, 일시적인 것인지는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오 회장은 액화석유가스(LPG)의 석유수입부과금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오 회장은 "현재 수입산 LPG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으면서 국내 생산 LPG에 대해서는 리터당 16원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이같은 역차별은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LPG 공급량 가운데 수입 비중이 2001년 55%에서 지난해 65%로 확대되는 등 시장 왜곡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에 관련 규제 개선을 촉구했다.
도시 미관 개선을 위해 주유소 폴사인을 철거하라는 서울시의 규제도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오 회장은 "전국 1만3000여개 주유소 폴사인을 철거하고 캐노피를 교체한다면 약 4000억원이 투입돼야 한다"며 "폴사인은 전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옥외 광고물로 운전자의 주행안정성 및 시인성 확보에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구에서는 주유소 폴사인 철거 후 운전자가 길을 잘못 들어 급정거하다가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전국 휘발유 가격이 1700원대로 급등하면서 다시 불거지고 있는 유사석유 문제에 대해서도 세금탈루, 환경문제 등을 고려해 정부가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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