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부채는 최근 사상 처음 40조 달러(약 5경 5520조원)를 넘어섰다. 문제는 부채 규모 자체보다 이를 감당해야 할 금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막대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이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핵심 구조적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번 전 수석 부사장 역시 최근 장기 국채금리 상승의 핵심 배경을 인플레이션보다 정부의 자금 조달 수요에서 찾았다.
그는 “지금도 약간의 인플레이션이 있지만 현재 장기금리의 핵심 요인은 정부의 재정적자를 조달하기 위한 자금 수요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금리 수준 자체가 역사적으로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다”며 “레이건 행정부 시절에는 지금보다 금리가 더 높았고 당시에는 인플레이션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 30년물 국채금리는 5.3% 안팎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10년물도 4.7%대로 상승했다.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조기 환매) 규모를 확대했지만 금리는 다시 반등했다. 바이백으로 일시적인 수급 개선은 가능하지만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이라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번 전 수석 부사장이 보는 핵심은 미국 정부가 높은 금리에서 막대한 부채를 계속 차환할 수 있느냐다. 그는 “현재의 장기금리 상승을 단순한 시장 변동이 아니라 미국의 재정 건전성 문제로 봐야 한다”며 “재정적자를 줄일 구체적인 계획 없이 지금처럼 국채 발행을 늘리는 방식은 지속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와 함께 “높은 금리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부채를 차환하고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미국의 경제 성장 둔화로 세수가 줄면 재정적자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번 전 수석 부사장은 ‘30년물 금리 6%’라는 숫자 자체보다 40조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높은 금리로 계속 굴려야 하는 미국의 재정 구조가 지속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금리 상승이 이자비용을 키우고, 이자비용 증가가 다시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을 확대하는 악순환을 끊지 못한다면 미국의 국가신용도와 경제 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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