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글자 때문에 오답” 40만명 헷갈린 공인중개사 시험 문제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40만 명의 역대 최대 응시자자 몰린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에서 오타가 있었으며 이와 관련한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32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이 실시된 지난 30일 서울 성산중학교에서 수험생들이 고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21년 제32회 공인중개사 2차 시험지 오타로 인한 피해자를 구제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 A씨는 2차 시험지 40번 문항에 오타가 있었다며 이로 인한 피해자를 구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오타가 발생한 해당 문항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령상 토지거래허가구역에 관해 옳은 설명을 묻는 문제였다. 5개 보기 중 정답은 3번 ‘허가구역 지정의 공고에는 허가구역에 대한 축적 5만분의 1 또는 2만 5000분의 1의 지형도가 포함되어야 한다’였다.

A씨는 “3번이 정답이 되기 위해서는 ‘축적’이 아니라 ‘축척’으로 표기돼야 맞는 표현”이라며 “지문에 적힌 축적으로 명시될 경우 정답이 될 수가 없고 40번 문항의 정답은 찾을 수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축적의 사전적 의미는 ‘지식, 경험, 자금 따위를 모아서 쌓음. 또는 모아서 쌓은 것’이며, 축척은 ‘지도에서의 거리와 지표에서의 실제 거리와의 비율’을 나타내는 말이다.

(사진=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A씨는 오타와 관련한 미흡한 대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일부 시험장에서는 오타에 대해 칠판에 고지를 했다고는 하나, 고지받지 못한 시험장도 많으며 심지어 2차 1교시 시험 10분 전 고지를 하거나 시험이 끝나고 2교시에 고지를 한 시험장도 많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물론 오타가 있을 수도 있음을 이해하지만, 사후 대처가 미흡했고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오타가 발생할 경우 시험 전 미리 고지하고 정오표를 배부하는 등 정확하게 인지를 시켜야 함에도 처리 미흡으로 오답을 선택하게 됐으니 지금이라도 이를 바로잡아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A씨는 “공인중개사 시험은 많은 문제가 토시 하나 변경하거나 단어를 변경해 변별력을 주고 있다”며 “오타 실수로 인해 불합격과 합격의 기로에 놓인 수험생이 있다면 이는 엄청난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12월1일 합격자 발표 이후에는 현재의 실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마저 사라지니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제32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1차와 2차 시험에는 40만 8492명이 몰리면서 역대 최대 응시자를 기록했다. 1983년 공인중개사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다.

특히 응시자 연령대 중 2030 청년의 비율은 39%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취업난, 집값 폭등 등으로 부동산에 관심이 높아진 청년층이 공인중개사 시험을 찾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