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4차 대유행에 지역경제 개선 둔화…'서비스업·소비 부진'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지역 경제 개선세가 소폭 둔화됐다. 수출 호조에 제조업 생산, 설비투자가 늘어났으나 전 지역에 걸쳐 서비스업 부진이 이어졌다.

한국은행은 29일 3분기 지역경제보고서(골든북)를 발간하고 7개 권역의 경기 회복세를 색깔로 나타낸 결과 핑크빛(소폭 개선)을 띤 충청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회색빛으로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2분기에 7개 권역 전체가 핑크빛을 보였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는 한은 15개 지역본부가 8월 11일부터 9월 8일까지 실시한 업체 모니터링 결과 및 입수 가능한 통계지표 등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한은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서비스업이 부진했으나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제조업 생산이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출처: 한국은행)

코로나 타격에 수도권,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 등에선 서비스업 생산이 소폭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등이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영업제한이 걸린 영향이다. 그나마 대경권은 해외여행 대체 수요로, 강원권은 야외 스포츠 활동, 오락시설 이용을 중심으로 양호했다. 제주권은 8월 중순까진 관광객이 증가했으나 방역 강화 조치 이후 숙박업, 렌터카업 등 관광서비스업이 보합 수준을 나타났다.

한은은 백신 접종 확대, 추가경정예산 실행 등으로 서비스업 생산이 대부분의 권역에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대경권은 부동산업이 거래 위축에 주춤하고 제주권 역시 코로나 불확실성 지속으로 보합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도 위축됐다. 특히 수도권은 거리두기 강화에 숙박·음식 등 대면서비스와 의복·신발 등 준내구재 소비가 줄었고 내구재 소비도 공급 차질이 발생한 승용차를 중심으로 감소했다. 충청권, 제주권 등 일부 지역에선 여름철 폭염에 가전제품 수요가 증가했으나 전체 소비 개선엔 별 도움이 안 됐다.

반면 수출·제조업 생산·설비투자는 개선 흐름이 지속됐다. 수도권은 반도체가 모바일·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제주권은 반도체 설계와 생수를 중심으로 수출, 생산이 늘었다.

동남권은 자동차 및 부품 수출은 호조세를 보였으나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대경권은 휴대폰·부품이 주요 업체들의 스마트폰 폴더블 출시로, 충청권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OLED 수요 확대, 코로나19 진단 키트, 이차전지 등을 중심으로 수출, 생산이 증가했다. 호남권은 석유화학·정제, 강원권은 의료기기 마케팅 강화, 화장품 온라인 플랫폼판로 개척 등에 수출, 생산이 늘었다. 앞으로도 친환경 소재 공장 증설이 예상된다.

설비투자도 증가했다. 수도권에선 중소형 OLED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이뤄졌고 향후에도 반도체의 노광장비 반입 등 메모리, 파운드리 투자가 예상된다. 호남권에선 정밀화학, 비금속, 전기장비의 생산 시설 확충이 있었다.

건설투자는 수도권, 동남권, 제주권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특히 동남권에선 주거용, 비주거용 건물의 착공 면적이 늘어났고 향후에도 토목건설이 건설수주 확대, SOC 예산 증액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수도권, 충청권도 신규주택 착공, 지역자치단체 예산 집행 확대로 건설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