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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한 작가가 평생 남긴 작품의 가치는 자본과 명예로 환원되는 업적의 영역보다는 후대로 이어져가는 ‘기억’의 영역에 있다”며 “예술원 회원들의 예술적 성취를 영광스럽게 하는 것은 국가가 보장하는 종신 연금의 수혜 같은 것에 있는 게 아니라 예술을 사랑하는 대중과 후배 예술가들이 바치는 존경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예술원을 운영하는 데 있어 국민의 세금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거나 일부 예술가들의 특권적 지위를 보장하는 데 그친다면 그것을 가능케 하는 현재의 법령이나 운영 방법은 예술계의 보편적 정서와 시대정신에 따라 개정하고 혁신되어야 마땅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2011년 32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최고은 작가를 언급하며 “10년이 지난 2021년 오늘 아르코 청년예술가 지원 사업비 가운데 문학 부문 예산은 고작 4000만 원에 불과하다”며 “예술가에 대한 국가의 지원 정책은 적어도 예술가들의 보편적 공감대와 형평성은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술원은 예술 경력 30년 이상에 예술창작에 공적이 있는 원로 예술가를 우대·지원하기 위해 1954년 설립된 문체부 소속 국가 기관이다. 문학, 미술, 음악, 연극·무용·영화 분과로 나뉘어 현재 87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회원에게는 매달 180만원의 정액수당이 지급된다. 지난해 예술원에 들어간 국가 예산은 32억 6500만원이며 대부분은 회원들의 정액 수당으로 쓰였다.
지난달 중순 소설가 이기호가 예술원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을 담은 소설 발표와 함께 청와대 청원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기호 소설가는 청원을 통해 “예술원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으로 우리나라 문화예술 예산의 효과적인 분배, 신인예술가들에 대한 지원, 예술 분야의 부조리와 모순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예술원이 지난달 9일 발표한 상금 1억원 규모의 대한민국예술원상 미술부문 수상자로 국내 한 제약회사 회장이 선정되면서 미술계에서도 공평성 문제가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