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동국제강의 기업신용등급이 투기(정크)등급 직전까지 떨어졌다. 주력사업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빚 부담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으면서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6일 동국제강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한꺼번에 두 단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등급전망(아웃룩)도 ‘부정적’(Negative)으로 유지해 추가 등급 하향 가능성을 열어놨다.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이 추가 하락한다면 투기등급인 BB급으로 밀려난다. 한국신용평가(BBB)와 NICE신용평가(BBB+)도 올 상반기 동국제강 신용등급을 A-에서 1~2단계 낮춘 가운데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고 있어 추가 조정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A+`급 신용도를 보유하던 동국제강이 불과 2년새 가파른 신용도 하락에 노출된 것은 주력사업인 후판부문의 영업적자폭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기 않는 것이 우선적인 이유다. 실제 후판 부문 영업적자는 △2012년 1847억원 △2013년 642억원 △2014년 126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 상반기도 110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 악화의 결정적 원인이 되고 있다.
건물을 짓는데 들어가는 봉강·형강부문이 최근 분양경기 호조 속에 개선된 실적을 보이고는 있지만 분양경기 지속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이 변수다. 한기평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올 상반기 금융비용 대비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비율은 1.3배로 자체 창출현금으로는 금융비용도 충당하기 빠듯한 상황이다.
상반기 유니온스틸 합병, 본사 사옥(페럼타워) 매각을 통해 사업·재무적 개선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여전히 본업에서의 실적 악화와 재무적 부담이라는 ‘이중고’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 신평사 애널리스트는 “결국 동국제강이 기댈 언덕은 후판부문 원가 경쟁력 회복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투자한 브라질제철소(CSP) 완공인데, 완공후에도 안착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며 “그 동안 후판부문과 비영업자산 매각 등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버텨내야 할 시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