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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이상 혁신하라"..윤석금 회장 30년 고집

안준형 기자I 2010.04.01 14:42:39

"5~15%는 혁신 아니다"..코웨이 50% 원가절감 요구 관철
"2015년 매출 3배..필요하면 관련 업체 M&A"

[이데일리 안준형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평소 그룹 임원과 대표들에게 숙제를 많이 내기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웅진코웨이 연구소장에게 전화를 걸어 원가를 50% 절감하라는 숙제를 줬다.

그동안 체질 개선을 통해 원가 절감을 펼쳐온 웅진코웨이(021240)로서는 10% 절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윤석금(사진) 웅진그룹(웅진홀딩스(016880))회장의 철학은 분명했다.

그는 "혁신을 주문할 때 30% 이상을 요구한다"며 "5~10% 줄이는 건 혁신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결국 그의 경영철학은 이번에도 들어맞았다.
 
1일 웅진그룹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만난 윤 회장은 "어제 연구소장으로부터 비데, 정수기, 공기청정기의 원가를 기존 대비 50% 줄이는 데 성공했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윤석금 회장의 `30%이상 혁신` 주문은 30년동안 고집스레 이어졌다.

이를 기반으로 자본금 7000만원으로 시작한 회사는 지난해 매출 4조7000억원으로 기록했다. 7명이었던 직원수는 4만7000명으로 불었다. 재계 서열은 34위(자산 기준, 공기업 제외)로 껑충 뛰어올랐다.

창립 30주년을 맞는 윤 회장은 또 다시 어려운 숙제를 내줬다. 바로 `2015년 매출 15조원과 영업 이익 2조원 달성`이다. 5년내에 현재의 매출의 3배를 올려야 실현 가능한 어려운 숙제다.

윤 회장은 "조 단위로 올라가는 게 어려웠다"며 "하지만 매년 30%씩 성장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그의 혁신 철학인 30%가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그는 이어 "목표 달성을 위해 기존 업종을 확대하거나 M&A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신규 사업으로의 진출 계획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런 중장기적 계획으로 웅진코웨이는 최근 중국에서 잘되고 있는 화장품 사업을 올해 국내로 진출시켰으며, 웅진에너지의 태양광 사업을 위해 올해에만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반면 그는 놀 땐 확실히 논다.

제일 사랑하는 3가지를 꼽아달라는 요청에 윤 회장은 "가족, 회사 다음으로 노는 걸 사랑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금요일부터 설렌다"며 "주말에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바둑, 골프, 등산 등을 즐긴다"고 말했다. 주말에는 업무적으로 얽힌 사람들과는 만나지 않고, 결혼식도 사촌 이내만 챙기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주말에는 임원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숙제를 내지 않다.

올해 초 웅진홀딩스로 자리를 옮긴 신광수 대표는 "지난 3개월간 6시 퇴근 이후와 주말에는 전화를 단 한통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 회장은 일을 주면 철저히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원칙이 있다면 `투명성`이다.

윤 회장은 "사업을 하면서 친인척이 불이익을 많이 봤다"며 "친인척이 납품하는 제품은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경영 계승 문제에도 이는 그대로 적용된다. 윤 회장은 "중소기업 때까지는 내 회사지만 회사가 커지면 사회기업"이라며 "경영 능력이 뛰어나면 물려줄 것이고 다른 사람(전문 경영인)이 더 훌륭하면 그 쪽으로 가는 게 맞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윤 회장의 장남 형덕씨는 웅진코웨이에서 올해 초 차장으로 승진했고, 차남 새봄씨는 웅진씽크빅 과장으로 재직중이다.

윤 회장은 최근 정치권으로부터 `러브콜`에 대해 "요청을 받기도 했지만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세계 1등이라는 숙제가 주어진 상황에서 다른 생각을 갖는 건 큰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세종시 입주에 대해서는 "지역민이나 기업인에게 모두 좋은 정책이지만 늦어져서 투자에 지장을 주는 건 좋지 않다"며 "될 수 있으면 빨리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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