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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수익률 급등 진정, 지표에 촉각(마감)

정명수 기자I 2001.11.16 17:15:11
[edaily] 채권수익률이 가까스로 보합선에서 마감됐다. 3일째 수익률이 급등 출발했지만 국고5년 1-10호가 6.7%선에 근접하면서 대기 매수세가 유입됐고 연기금, 보험 등 장기투자기관도 활발하게 매물을 흡수했다. 금융정책협의회에서는 유동성 공급과 한국은행의 국공채 매입 조작 등의 대책을 내놨다. 3분기 GDP 호전 루머, 미국 국채선물 가격 하락 등 돌출하는 악재를 뚫고 장 막판 수익률은 보합선까지 회복됐다. 16일 채권시장에서 국고5년 1-10호는 전날보다 23bp(0.23%포인트) 오른 6.68%까지 치솟았다. 대기 매수세가 유입되며 전날대비 10bp 정도 오른 6.55%까지 내려온 후 6.4%선 하향 돌파 시도를 계속했다. 오후들어 국채선물 가격이 반등한 것에 자심감이 붙으면서 선네고 거래가 이뤄졌고 결국 전날과 같은 6.45%로 마쳤다. 국고3년 1-9호는 전날보다 4bp 오른 5.57%, 통안2년 10월5일물도 5bp 오른 5.45%로 마감됐다. 예보7년 75호는 전날보다 20b 오른 7.20%에서 7.10%를 거쳐 7.00% 보합선으로 내려왔다. 수익률 급등에 제동이 걸리고 대기 매수세가 유입되는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한 것은 소득이지만 다음주 3분기 GDP 발표와 월말 경제지표의 영향이 남아있어 추가 하락을 자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시황 미국의 기업재고 감소, 미 국채가격 폭락 등이 채권 매도를 부추겼다. 1-10호는 단숨에 25bp 정도 상승했다. 6.7%선에 근접하자 대기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번에는 빠르게 20bp 정도를 내려왔다. 장기투자기관도 꾸준히 매수 호가를 냈다. 한국은행이 3일물 RP 3조원을 지원했다. 금정협에서는 필요한 경우 한은이 직접 국공채 매입 조작에 나설 수 있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한은의 국공채 매입 조작의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있었다. 발행자가 채권을 되사들이는 바이백(Buy Back)과 달리 통화증발 효과가 있는 국공채 매입 조작을 한은이 얼나마 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제기된 것. 한국은행은 일단 은행권 등의 채권 보유 현황을 점검, 유사시 매입 조작 가능성을 열어놨다. 12시 국채선물 거래가 전산장애로 중단됐다가 오후 1시20분 재개됐다. 현물 시장에서는 선물거래 동향을 주시하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타진했다. 10월 소비자전망 조사 결과, 소비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나왔지만 시장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지는 못했다. 오후장 중반 3분기 GDP가 2% 가까이 나올 것이라는 루머가 유포되면서 수익률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1-10호가 6.55%로 되밀렸다. 미국 국채선물 가격이 하락 중이라는 소식과 아프간 전쟁에서 탈레반 지도자 그룹 다수가 체포돼 빈 라덴의 위치를 추궁당하고 있다는 뉴스 등이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장마감이 다가오면서 1-10호에 대한 대형기관들의 매수 강도가 강해지면서 수익률은 하락 반전됐다. 한국은행이 창구 지도를 한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결국 1-10호는 선네고 거래도 이뤄져 전날과 같은 6.45%까지 떨어졌다. 증권협회가 고시한 최종 호가 수익률은 국고3년이 전날보다 6bp 오른 5.59%, 국고5년은 2bp 오른 6.46%, 통안2년은 6bp 오른 6bp 오른 5.46%, 회사채3년 AA-는 5bp 오른 6.93%, BBB-는 5bp 오른 11.04%를 기록했다. ◇자발적 매수세 유입 미국 지표가 채권시장에 불리하게 나오면서 매물을 쏟아내야지 마음 먹은 것만큼 높은 금리에서 싸게 물건을 잡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장기투자기관도 서두르지 않고 목표 매수 수량을 채워나갔다. 수익률이 20bp 정도 하락한 상태에서 금정협 대책이 알려졌다. 시장은 다소 무덤덤하게 대책을 받아들였고 추가 하락 폭은 제한적이었다. ◇한은의 국공채 매입조작 금정협에서 나온 한은의 국공채 직접 매입에 대해 시장 반응이 시원치 않았던 이유는 두가지다. 우선 한국은행이 어떤 채권을 얼마나 살 수 있느냐는 문제. 통안채는 몇 조 단위로 발행되지만 한국은행이 채안기금도 아닌 이상 몇 백억, 몇 천억 씩 채권을 살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다. 어떤 종목을 사느냐도 객관성 측면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 중앙은행의 의지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제스추어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 이에대해 한은 관계자는 "한은이 매입 조작이라는 정책수단이 있다는 것을 시장에 보여주자는 뜻에서 논의된 것"이라며 "은행권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 현황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 시장에서 국공채를 매입하더라도 그 채권은 RP 조작에서 담보채권으로 활용돼 언제든지 시중 자금을 흡수하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 한은이라는 울타리에 채권 물량이 일시적으로 잡혀 버리기 때문에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채권을 매입, 소각하는 바이백(Buy Back)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 은행권의 한 딜러는 "한국은행이 IMF 직후나 대우사태처럼 긴급상황에서 금융기관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위해 채권을 사준 예는 있지만 시장 전체를 떠받치기 위해 매입 조작 카드를 쓴 적은 없다"고 말했다. ◇경제지표 동부증권의 한 중개인은 "급등세는 진정됐기 때문에 다음주부터는 호가 변동폭이 줄어들며 월말 지표를 기다릴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장에 3분기 GDP 루머가 나돈 것처럼 다음주에는 산업생산, 물가 등의 지표가 수익률에 직접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도이체의 정인석 상무는 "수익률 레벨이 한단계 높아지면 한동안은 특별한 호재가 없는 한 수익률이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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