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자식 태우고 바다로 돌진…‘살인 혐의’ 40대 가장, 계획범행 시인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아내와 고등학생 아들 두 명을 태운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가족들을 살해한 40대 가장이 계획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 인근 해상으로 빠진 일가족 탑승 차량이 인양되고 있다. (사진=목포해양경찰서)

3일 광주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전날 긴급 체포된 40대 남성 A씨는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시인했다.

A씨는 지난 1일 오전 1시 12분께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에서 가족들을 태운 승용차를 몰고 해상으로 돌진해 아내와 고등학생인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추락 사고 직후 차량에서 탈출해 뭍으로 올라왔으며 직장 동료에게 연락해 차편을 제공받고는 광주로 도망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 인근 해상으로 빠진 일가족 탑승 차량이 인양되고 있다. (사진=목포해양경찰서)

경찰은 전날 오후 2시 36분께 광주 북구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던 B군이 등교하지 않고 연락이 끊겼다는 교사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해경은 전남경찰청과 소재 파악을 하던 중 A씨 등 B군의 부모와 B군과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친형도 연락이 되지 않는 사실을 파악했다.

수사 당국이 휴대전화 위치 정보 시스템(GPS)을 추적한 결과 이들 가족의 마지막 위치는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 인근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지난 1일 오전 1시 12분께 일가족 4명이 탄 승용차가 바다로 빠지는 모습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후 해경은 현장에 경비함정·연안 구조정 등을 투입해 육·해상을 수색했으며 신고 접수 6시간여 만인 전날 오후 8시 7분께 진도항으로부터 약 30m 떨어진 해상에서 숨진 A씨의 아내와 두 아들을 발견했다.

A씨는 범행 44시간여 만인 전날 오후 9시 9분께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 거리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1차 검시 결과 세 사람의 사인은 익사로 파악됐으며 시신에서 별다른 외상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전남 무안으로 가족여행을 떠난 상황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거액의 채무를 감당하기 힘들어서 바다로 돌진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차량에 물이 빨리 차오르길 바라면서 앞좌석 창문을 연 채로 들어갔다”며 “추락 이후 창문을 통해 차량에서 빠져나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