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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상황이 촬영된 영상에는 두 선수가 그라운드에 쓰러진 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동료 선수 등이 두 사람 곁으로 모이고 경기장에 대기 중이던 구급차가 곧바로 그라운드에 들어왔다.
환자 이송장비가 있는 상황이었지만 두 선수는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한 채 20여분간 누워 있어야 했다. 경기장 내 배치돼야 하는 응급구조사 등 응급전문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영상 안에서는 관람객들이 “빨리빨리…”, “뭐 하는 거야!”, “응급 치료사가 없는 것 아냐?” 등 다급하게 말하는 목소리도 등장한다.
KBS에 따르면 사고 당시에는 운전기사와 야구부 코치, 체육 교사가 선수들의 피를 닦는 등 조치만 이뤄졌다. 또 구급차에 동승할 응급전문인력이 없어 운전기사도 학생 선수를 병원으로 옮기지 못했다.
쓰러졌던 선수는 119에 별도로 신고 접수가 된 뒤에야 병원에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얼굴 일곱 군데가 골절되고 치아 다섯 개가 부러지는 등 부상을 입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이 해당 선수의 누나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동생은) 안면 부상이 심하고 아랫니 중 어금니를 제외한 치아가 부러지거나 흔들리고 윗니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동생의 부러진 치아는 가족과 선수들이 주워야 했다”며 “동생은 지금 얼굴이 많이 부어 수술도 하지 못하고, 치아 쪽 수술을 하려면 2주나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분간 쓰러져 경련하며 피를 흘리던 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야구 하나만을 바라보고 살아온 아이”라며 “지난 11일이 고등학생으로서의 첫 선발 경기였다. 의욕을 갖고 자신의 할 일을 열심히 하려던 동생에게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제 가족은 암담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다만 “동생은 좌절감에 깊이 빠지지 않고 나름 열심히 치료도 받고 있다”며 “(부상에서) 완벽히 낫기까지 2년이 걸린다고 하더라도 (동생이) 선수 생활을 다시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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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관계자는 14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경기를 관할하는 경기도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 (사전에) 병원 측에 의료지원 요청을 했었다. 그러나 당일 응급전문인력이 현장에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무단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병원 측은 의료전문인이 현장에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명백한 사유 등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향후 안전관리 계획으로는 “필요 시 전수조사를 하거나 문체부 매뉴얼을 시도협회에 다시 안내해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현장에 있는 감독관을 통해 응급전문인력에 대한 확인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