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안돼 직업생산성 '뚝' 서빙·청소직 등…코로나 끝나도 수요 준다

원다연 기자I 2021.11.09 12:00:00

"코로나19서 재택근무 여부, 직업생산성 주요인으로 작용"
"향후 기술변화 대면근로 전환 방향으로, 고용구조에도 영향"
"단순노무·서비스직 노동수요 감소, 취약계층 어려움 가중"
"수요 맞춘 노동공급 이동 지원과 사회안전망 강화 필요"

[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코로나19 상황에서 재택근무 가능 여부에 따라 같은 산업 직군 내에서도 직업별로 고용충격이 다르게 나타났다. 재택근무가 어려운 서빙, 청소 등 단순노무·서비스 직종에 고용충격이 집중된 가운데 비대면 차원의 기술변화가 빨라지면서 코로나19 상황 회복 후에도 이들 직종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 7월 ‘제50회 IFS 프랜차이즈 서울’ 전시장의 한 부스에서 서빙로봇이 음식을 나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엄상민 명지대 교수와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코로나 위기가 초래한 고용구조 변화와 향후 전망’을 통해 “코로나 시기에 재택근무 등 비대면 근로의 가능 여부에 따라 고용 충격이 차별적이었고, 비대면 근로 가능 여부는 산업보다 직업 측면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시기 재택근무 가능 여부가 직업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인이었고, 재택근무 가능 여부에 따라 같은 산업 내에서도 직업별로 고용 충격이 다르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재택근무 비중이 9%포인트 낮을 때 직업생산성 하락으로 고용이 3.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기술발전은 비용이 높은 대면 근로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나타나면서 고용구조도 변화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자동화 등의 기술발전으로 반복직무 직군의 노동수요가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져왔다. 그러나 대면 중심의 근로를 대체하는 기술변화는 단순노무·서비스 직군의 노동수요를 감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존 추세에서 반복직무 직군의 수요 감소세는 완화되고, 전문·관리직의 수요는 기존 추세에 더해 빠르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새로운 기술변화로 2025년 기준 직업별 고용비중이 기존 추세에 비해 전문·관리직과 반복직무 직군에서 각각 0.3%포인트, 0.5%포인트 상승하는 반면, 0.3%포인트 상승하고, 단순노무·서비스에서는 0.8%포인트 하락했다. 엄 교수는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자동화 등의 기술발전으로) 반복직무 직군을 줄여온 추세만 있었을지 모르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과거에 직업 구조를 볼때 집중해 보지 않았던 대면·비대면 측면이 추가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대면 직무를 대체하는 이같은 직업구조 변화로 이해 산업별로는 단순노무 및 서비스 직군의 근로자 비중이 높은 저숙련 서비스업과, 연령별로는 이들 직종의 비중이 높은 60대에 대한 노동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단순노무·서비스업에는 저숙련 근로자가 많이 종사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 이후 이같은 고용구조 벼화로 경제적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이에 대응해 노동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경제적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진의 제언이다. 엄 교수는 “노동수요 변화에 맞춰 노동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평생학습과 취업교육 등 적극적인 노동정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직업 전환 시기의 단기적 충격을 줄이고, 고령층 등 직업 전환이 어려운 계층에는 적합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료=K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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