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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부시 전 대통령 국장 엄수…아들 부시 "채소를 싫어했다"며 웃음 유발

김경민 기자I 2018.12.06 11:16:20
추도사를 하고 있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사진=AFP)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미국 41대 대통령이었던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대성당에서 국장으로 엄수됐다. 이날 장례식에는 부시 전 대통령과 동갑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참석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자리에 함께했다. 또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젭·닐·마빈과 딸 도로시 부시 등 가족들이 참석했다.

장례식은 경건하게 치러졌지만, 간간히 웃음도 쏟아졌다. 고인에 대한 찬사와 함께 유머를 즐겼던 고인을 기리며 농담 섞인 추도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43대 대통령이었던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아버지는 믿음과 가족과 같은 중요한 가치들을 지키고 청렴하게 봉사했던 사람으로서 나에게 공직은 고귀하고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가르쳐줬다”며 “그는 조국과 국민을 위한 사랑으로 진실하게 행동하는 대통령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아버지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그는 가벼운 농담으로 엄숙했던 장례식장에 웃음을 이끌어 냈다. 그는 “아버지는 아들이나 딸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아버지”라면서도 “그러나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의 (골프) 쇼트게임 실력은 형편없었고, 프레드 아스테어(미국 뮤지컬 배우)와 같지 않았다(춤 실력도 좋지 못했다는 뜻)”라고 말했다. 이어 “이 남자는 채소를 먹지 못했는데 특히 브로콜리가 그랬다”고 덧붙였고 추모객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부시 전 대통령은 브로콜리를 끔찍하게 싫어해 전용기 식단에서 이를 뺀 것으로 유명하다.

아버지와의 마지막 대화도 소개했다. 그는 “아버지, 사랑해요. 아버지는 훌륭한 아버지셨어요”라고 말했다면서 부시 전 대통령이 지구 상에서 마지막으로 한 말은 “나도 사랑한다”였다고 전했다.

친한 친구였던 앨런 심슨 전 상원의원은 추도사에서 “그의 묘비명은 충성심의 ‘L’ 한 글자면 된다. 그의 핏속에 나라와 가족, 친구, 정부에 대한 충성심이 항상 흘렀다”고 했다. 이어 “그는 좋은 농담을 하길 즐겼다”면서 “그의 치명적 결점은 농담의 핵심 구절을 항상 까먹는다는 거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부시는 삶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해주는 유머를 잃지 않았고 결코 다른 사람을 미워하지 않았다”며 “증오는 그것을 담고 있는 그릇을 좀 먹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날 워싱턴 대성당에서 장례식을 마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운구는 가족과 함께 에어포스원 편으로 고향 텍사스로 옮겨졌다. 그는 휴스턴에서 약 145km 떨어진 컬리지 스테이션에 있는 ‘조지 H.W. 부시 대통령 도서관·기념관’에 안장된다. 이곳에는 지난 4월 별세한 부인 바버라 여사와 65년 전 세상을 떠난 딸 로빈이 묻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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