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지막 달동네’ 옛 골목길과 아파트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변신

정병묵 기자I 2018.02.22 11:15:00

서울시, 백사마을 내 저층주거지와 아파트 공존토록 재정비
장기간 주민 갈등으로 정체됐던 사업 본궤도
임대주택 부지 ‘주거지보전사업’으로 지형 골목길 살려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 위치도 및 전체 현황. 서울시 제공,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서울 노원구 불암산 밑자락 구릉지에 자리한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의 정비사업이 본격 시행된다. 기존 지형과 골목길을 보전하고 전면철거 방식의 재개발을 병행하는 새로운 유형의 정비방식을 도입, 아파트와 저층 주거지를 공존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시는 백사마을 전체 부지(18만8900㎡) 가운데 공공 임대주택 건설이 예정된 부지 약 4만2000㎡(약 22%)에 주거지 보전 사업을 새롭게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지형, 골목길, 계단길, 작은마당 등 1960~1970년대 서민들의 주거 문화 생활사를 간직한 특성을 보전하면서 지상 1~3층의 저층형 임대주택(698가구 규모)을 건립한다.

나머지 부지(14만6900㎡)에는 노후한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아파트 단지(1840가구 규모)가 들어선다. 향후 자치구 주민설명회 및 주민공람,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오는 6월 말 정비구역 변경 지정 및 연내 사업시행 인가를 목표로 추진한다.

백사마을은 1967년 도심개발로 청계천 등에 살던 주민들이 이주하면서 형성됐다. 2009년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재개발을 시작했지만 시행자의 무리한 정비계획 변경 요구와 주민 갈등으로 장기간 정체됐다. 2008년 개발 제한구역이 해제된 후 전면 철거 방식의 재개발이 계획됐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사라져 가는 저층 주거지를 보전할 필요가 있다는 사회 각계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시는 2012년 주거지 보전 구역 지정 등을 거쳐 임대주택에 대한 디자인 가이드라인과 기본 설계안을 마련한 바 있다. 2016년 주민 대표회의가 재구성됐고 작년 7월 SH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가족과 이웃이 삶을 함께했던 마을이 사라져 가는 전면 철거 재개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새로운 방식의 정비사업을 추진한다”며 “지역 특색을 유지하고 이웃이 어울려 살아가는 저층 주거지의 가치를 회복하는 새 주거재생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23일 백사마을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거점공간인 ‘104♡랑 재생지원센터’ 개소식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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