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7월 승용차 판매는 126만8600대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6% 줄어들며 두 달째 뒷걸음질쳤다. 특히 고가나 초고가 자동차시장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조사기관 번스타인리서치를 인용해 올 상반기 중국 내 고급차량 등록 대수가 10%가량 감소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그동안 럭셔리 자동차업계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 노릇을 했다. 2010년과 2014년 사이 아우디나 BMW, 포르셰 같은 고가 차량의 판매는 연평균 50%씩 늘었다. 랜드로버는 거의 중국 판매량이 갑절로 뛰었다.
하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확 바뀐 것. 업계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계속된 시진핑 정부의 반(反) 부패 개혁과 경기 침체, 한층 엄격해진 대도시 자동차 등록절차, 중국 브랜드 선호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이 흔들리면서 소비심리가 더 얼어붙었다.
물론 모든 고가차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포르셰는 상반기에 작년보다 48%나 더 팔았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일만은 아니다.
포르셰는 중국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자 판매량을 늘리려 딜러에게 가격할인을 허용했다. 포르셰 대표하는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인 ‘파나메라’ 같은 경우 최대 20%까지 값을 깎아줄 정도다. 벤틀리나 롤스로이스를 포함한 경쟁사도 비슷한 규모의 할인 경쟁에 돌입했다. 자동차 업계에서 중국 자동차시장이 초경쟁단계(hyper-competitive)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고가 차량의 판매 부진은 수익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 수익의 60%를 중국에서 올리는 랜드로버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모회사인 타타모터스는 수익이 절반으로 줄었다. 벤틀리도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작년 9500만유로에서 5400만유로에서 반토막났다. 상반기동안 줄어든 매출은 벤틀리를 자회사로 둔 폭스바겐이나 롤스로이스 모회사 BMW의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중국에서 운전을 하는 인구는 10명 가운데 1명도 안된다. 중산층도 점차 두터워지고 있다. 차를 살 인구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며칠 전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를 내리는 식으로 시장에 돈을 공급했기 때문에 자동차 판매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볼프강 뒤르하이머 벤틀리 최고경영자 “현재 경기침체 상황은 심각하게 보고는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은 수익성 높은 시장으로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