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용 의료기기 업체 바텍(043150)의 안상욱(51)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회사의 글로벌 성공을 자신했다. 안 대표는 지난 3월부터 바텍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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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텍은 지난 2002년 국내 최초로 치과용 디지털 엑스레이 장비 개발에 성공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글로벌 기업들의 필름 엑스레이 장비가 장악하고 있던 국내 시장에 국산 장비를 내놓으면서 치과 영역에 디지털 돌풍을 일으켰다.
안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은 사업을 영위한지 40~50년이 됐지만 바텍은 후발주자임에도 1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빠르게 시장을 잠식했다”면서 “글로벌 기업에 비해 빠르게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고 경쟁력의 비결을 소개했다.
바텍은 지난 2005년 파노라마, 세팔로, CT 영상을 하나의 장비에서 촬영이 가능한 ‘3-in-1’ 복합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 번의 촬영으로도 2D와 3D 영상을 모두 획득할 수 있는 장비도 가장 먼저 내놓았다.
안 대표는 “전 세계 치과용 디지털 엑스레이 제조업체 중 유일하게 핵심부품인 영상검출기(디텍터) 원천기술을 보유해 원가는 물론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엑스레이 디텍터는 투시된 엑스레이를 디지털 영상정보로 바꿔주는 장치를 말한다.
안 대표는 기술력을 바텍의 가장 큰 자산으로 꼽았다. 그는 “기존에는 대부분 부품을 수입해 조립한 후에 판매하는 수준이었지만 핵심 부품들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냈고 지금은 자체 기술력이 가장 큰 경쟁력이 됐다”고 했다. 핵심 부품을 직접 만들다 보니 원가가 절감돼 원가 우위를 확보한 것이다.
바텍은 과거 지식경제부에서 공식 인증한 ‘세계일류상품 및 생산기업’에 6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013년 방사선 노출 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시킨 저선량 제품 ‘팍스아이쓰리디 그린(Pax -i3D Green)’을 출시해 유럽,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바텍은 글로벌 시장을 중점적으로 두드릴 계획이다. 이미 바텍은 현재 회사 매출의 80% 가량을 해외에서 기록하고 있다. 경쟁이 까다로운 유럽이나 북미 시장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안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자는 것이 설립 당시 때부터의 목표였다”면서 “남들이 보기에는 무모해 보였을지 모르지만 하나 하나 성취해 나가면서 지금의 바텍을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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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고객의 가치에 집중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경쟁업체들보다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면서 고유의 영역을 개척했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판매방법을 고민하기보다는 환자의 고통 측면에서 오랫동안 시장을 관찰했고 그것을 해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텍은 엑스레이 저선량이 이슈 되기 전부터 방사선량에 민감한 환자들을 위해 저선량기기를 개발해 보급했다.
안 대표는 치과 영상진단 기기 시장에서 확실한 선두가 되기 전까지는 이 영역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혁신 제품을 개발하고 이머징 마켓에 대한 진출을 강화할 방침이다.
안 대표는 “세계 치과 영상장비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면서 “우리의 기술경쟁력을 토대로 올해부터는 중국은 물론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남미 등의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의료기기 산업은 연구개발비가 많이 소요되는데 영세업체들이 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실제 상용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부 연구비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중소기업에 고급 인재가 올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도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안상욱 대표는 1964년 출생으로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 경제경영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런던경영대학원(LBS) 연구원을 지낸 이후 휴먼레이(현 레이언스) 마케팅본부 본부장, 바텍이우홀딩스 전략사업개발본부 본부장을 거쳐 지난 3월 바텍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