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등 중요한 순간마다 임직원들에 대한 당부의 말을 편지글에 실어 보내는 것으로 잘 알려진 박현주(사진) 미래에셋 회장이 또 한 번 편지 경영에 나섰다.
지난해 말부터 해외 출장 중인 박 회장은 지난 4일 호주에서 미국으로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임직원들에게 편지를 띄웠다.
그는 “미래에셋을 믿고 의지하는 고객들에게 임직원들이 ‘미래에셋을 믿고 글로벌 자산배분 하십시오’라는 말을 몇 번이라도 전할 수 있길 바란다”며 “이는 미래에셋이 충분한 퀄리티 있는 집단, 오직 한길만 가는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투자 전문가로서 기여할 수 있는가에 엄중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고객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자산배분능력과 서비스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다.
박 회장은 이어 “지난 수년간 가능한 외부활동과 노출을 자제하고 그룹 전략과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에 주력했다”며 “보험사의 장기 자산운용을 통해 ‘아시아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되고자 하는 미래에셋의 도전은 아직 진행 과정에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규제로 인해 금융산업 역동성이 많이 떨어져 있고, 특히 장기 대체투자(AI)에 관한 보험업 규제는 과다한 실정”이라며 “보험사의 자산운용 규정만 조금 완화된다면 모든 역량을 다 해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또 미래에셋 펀드의 글로벌 성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미래에셋 펀드는 아시아 섹터 리더와 아시아 컨슈머펀드 성과, 캐나다와 호주 상장지수펀드(ETF) 성과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만 유럽과 미국 등 20여개 국가에서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미래에셋이 아시아 최초로 리테일을 통해 자금 유치가 가능한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다수 글로벌 플레이어들과의 관계 역시 발전돼 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판단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펀드 판매를 늘리기 위해 서부 지역을 비롯한 미국 주요 대도시에 마케팅 인력을 배치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회사의 장기 전략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드러냈다. 그는 “계열사의 상장 등을 통해 그룹의 실질 자기자본을 3년 안에 10조원까지 대폭 확충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아큐시네트를 상장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혁신은 관계당국이 해주는 게 아니고 우리 스스로 자기 부정을 하면서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며 “문제점을 당국이나 사회에 돌리기 전에 스스로 고민하고 실천하자”고 편지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