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했던 승계논란 뒤로 하고..삼성, 이재용 시대 개막

조태현 기자I 2010.12.03 15:31:41

13년간 에버랜드 CB 헐값 매각 논란
지난해 무죄판결로 사실상 경영권 승계 장벽 없어져
3일 사장단 인사서 사장 승진…3세 경영 시동

[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3일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사장(사진). 재계는 이번 인사의 의미를 사실상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뒤를 잇는 삼성 3세 경영인의 전면 등장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재용 신임 사장의 경영 승계과정에서는 10년 넘게 이어진 법적 공방 등 그동안 적잖은 논란이 있었다.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에버랜드 CB(전환사채) 헐값 발행 사건은 지난 1996년 시작됐다.

1996년 12월 에버랜드 이사회는 기존 주주가 취득하지 않은 CB 125만4000주를 이재용 신임 사장 등 이건희 회장의 자녀에게 배정할 것을 결의했다. 이재용 신임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 등은 주당 7700원의 가격에 CB를 의결권이 있는 일반주식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이 신임 사장은 전체 에버랜드 지분의 25.1%를 갖게 됐다. 정상적인 주식 증여 대신 CB 발행이라는 방법으로 주식을 상속한 것이다. 이는 당시 상속·증여세율 40%(현재 50%)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비판이 일었다.

또 당시 CB 발행을 통한 경영권 승계를 규제할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었다는 점도 이러한 경영권 승계를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에버랜드 CB 발행이 불법 증여라는 여론이 일자 43명의 법학교수가 지난 2000년에 이건희 회장 등 33명을 대상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주식의 가치가 당시 주당 8만5000원 수준이었음에도 7700원에 CB를 발행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것. 이후 삼성그룹에서 법무팀장을 맡았던 김용철 변호사의 내부 고발에 따라 삼성 특검이 꾸려지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논란이 종결된 것은 지난해 5월. 대법원은 에버랜드 CB 발행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다. 당시 주주 회사가 스스로 실권한 이상 회사 지분율 변화로 기존 주주가 손해를 보더라도 그것은 기존 주주의 선택일 뿐 경영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었다.

13년간을 끌어온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논란은 법원의 판결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건희 회장의 전격 퇴진 후 백의종군하던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전무도 대법원 무죄판결 후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이후 이 전무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 삼성전자의 전체 경영의 총괄하는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았다.
 
지난해 말에는 이 사장의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대통령의 단독 사면을 받았고, 이 회장은 지난 3월 경영일선 퇴진 23개월만에 경영에 복귀해 `젊은 삼성`으로의 변화를 역설해왔다.
 
지난 17일에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참관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이 부사장의 사장승진 방침을 공식화했고, 3일 사장단 인사에서 이 부사장은 회사 경영을 책임지는 사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삼성그룹의 3세 경영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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