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하나로텔 인수 조건부 인가.."주파수 재배치"(상보)

[이데일리 김세형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해 예상했던 대로 조건부 승인 의견을 제시했다.

공정위는 특히 SK텔레콤의 800메가 주파수를 경쟁사업자에 재분배 하고, 결합상품에 대해 경쟁사업자를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붙였다.

이에 대해 정통부는 오는 20일 최종 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예정대로 진행할 지 관심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전원회의를 열고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인가하되 SK텔레콤은 향후 5년간 하나로텔레콤과 결합상품 판매시 경쟁회사에 대해 차별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정보통신부에 대해서는 SK텔레콤의 800㎒주파수 사용기간 만료시 재배치와 올해부터 800㎒주파수 여유 대역 분배 등을 요청키로 했다.

전원회의는 이날 이날 오후 1시30분에 시작, 공정위 심사팀과 SK텔레콤 양측이 논쟁을 벌인 끝에 7시간 가까이 지난 오후 8시가 넘어서야 결론을 냈다.
 
전원회의는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가 시내 전화, 시외 전화, 국제전화 , 인터넷, IPTV, 인터넷포털 등의 상품과 관련된 것으로, 수직·수평·혼합 등 모든 결합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했다. 무선통신시장과 유선통신시장을 별개 업종으로 보고 이번 기업 결합 역시 혼합결합 성격도 있다고 판단했다.
 
시외전화와 시내전화 등 수직·수평결합에서는 경쟁 제한성이 없다고 봤지만 최근의 통신시장 트렌드와 국내 통신시장 사정 등을 감안할 때 이번 M&A가 ▲잠재적 경쟁 저해 ▲경쟁사업자 배제 ▲진입장벽 증대 가능성 등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전원회의는 SK텔레콤(017670)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시 이동통신시장의 잠재적 경쟁자가 없어지고 두 기업의 결합으로 신규진입 장벽도 생긴다고 봤다. 또 SK텔레콤이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800㎒주파수를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데다 막대한 자금력과 대규모 가입자, 결합상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등에서 LG텔레콤이나 KT그룹 등 경쟁업체보다 월등하게 높다고 판단했다.
 
반면 SK텔레콤이 주장해온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따른 효율성 강화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양사의 결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효율성이 경쟁제한성 폐해보다 높지 않다고 봤다.
 
전원회의는 그러나 혼합결합은 선진국 사례에서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며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의 인수를 승인하되 조건을 부여했다. SK텔레콤에 대해서는 향후 5년간 하나로텔레콤과 결합상품 판매시 경쟁사 차별 행위를 금지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특히 전원회의는 SK텔레콤의 800㎒주파수 독점 사용이 경쟁력의 원천으로 판단하고 정통부에 800㎒주파수 여유 대역을 올해부터 회수, 재배치하고 800㎒주파수 독점사용이 끝나는 2011년 6월에 사용권을 회수한 뒤 복수의 통신사업자에 분배해줄 것을 요청키로 했다.
 
김원준 공정위 시장감시본부장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는 유무선통신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고 SK텔레콤의 지배력을 유무선통신시장에서 더욱 강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SK텔레콤의 우량 주파수 독점 해소가 반드시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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