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소상공인정책학회 초대 회장은 최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국내 소상공인 정책이 단기 처방과 이해관계 충돌에 갇혀 있다”며 “소상공인의 생존 전략과 지역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민하는 연구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으로 학회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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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경제학부 교수인 이 회장은 현재 소상공인들이 단순 경기 부진을 넘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부채 부담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금리·고물가·내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며 “여기에 플랫폼 경제 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의 수익 구조가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종속 현상까지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배달플랫폼 수수료 문제에 대해 “대표적인 사회적 갈등 사안”이라고 짚었다.
이 회장은 “플랫폼 기업은 기술 투자와 시장 효율성을 강조하고 자영업자는 생존권을 이야기한다”며 “양측 주장 모두 타당한 측면이 있지만 지금 논의는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업종별 원가 구조와 실제 수익률, 광고비 부담, 지역별 매출 차이 등을 정교하게 분석한 연구 결과가 선행돼야 정책 논의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달플랫폼 시장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수수료 공시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과거 백화점들도 입점 업체들에 높은 판매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사회적 논란이 컸지만 수수료 공시가 이뤄지면서 자연스럽게 경쟁적인 인하 압박과 자정 작용이 나타났다.
이 회장은 “지금은 플랫폼마다 수수료 계산 방식이 달라 자영업자들이 실제 비용 부담을 비교하기조차 쉽지 않은 구조”라며 “광고 노출 비용과 중개 수수료, 배달비 등을 통합 기준으로 공개하면 자영업자들의 선택권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가격을 직접 통제하는 방식보다 시장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자율적인 경쟁과 조정을 유도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며 “수수료 공시는 플랫폼 규제라기보다 공정한 시장 질서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덧붙였다.
공공배달앱 정책과 관련해서는 단순히 앱을 개발하는 수준을 넘어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금까지 일부 공공배달앱은 예산 지원이 끊기면 운영 자체가 어려운 구조였다”며 “민간 플랫폼과 경쟁하려면 안정적인 재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정부와 지역 금융기관, 공공기관, 대기업 사회공헌 자금 등이 함께 참여하는 ‘공공배달 기금’ 형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공공배달앱은 단순히 민간 플랫폼을 견제하는 차원이 아니라 지역 상권을 유지하고 지역 내 소비를 순환시키는 공공 인프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AX(AI 전환)’ 정책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 수준의 거창한 AI 시스템이 아니라 소상공인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생활형 AI가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음성 기반 주문 정리, 자동 홍보 문구 작성, 간단한 세무 정리, 매출 분석 서비스 같은 기능부터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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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소상공인 정책은 선거 때마다 단기 지원책 위주로 반복돼왔지만 이제는 산업 구조 변화까지 포함한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며 “학회는 현장 조사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갈등을 줄이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 수 있는 정책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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