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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내 철강사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철광석과 제철용 연료탄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자 제품 가격을 인상해왔다. 포스코는 지난 2월 열연강판 가격을 동결한 데 이어 3월부터 3개월 연속 가격을 올렸고, 현대제철은 열연·냉연 가격을 3월엔 t당 5만원 인상한 이후 4월과 5월 각각 10만원과 5만원 인상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철강사들도 제품 가격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이른바 ‘제로 코로나’(칭링·淸零) 정책으로 지난 3월 이후 상하이 등 일부 도시가 봉쇄되면서 대규모 건설 공사가 취소·연기됐고, 이는 글로벌 철광석 수요에도 영향을 주면서 그 가격도 내림세를 띠기 시작했다.
이날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수입 기준 철광석 현물가격은 지난달 27일 t당 132.67달러를 나타내며 전월 평균 대비 12.2%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 제품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조정을 거치면서 철강 제품 가격 역시 조정을 거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국내 철강 제품 수요는 여전히 탄탄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양적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철강 제품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 역시 국내 제품 가격 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 열연강판 내수 가격은 최근 t당 1372달러을 나타내면서 지난달보다 14.5%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유럽 열연강판 내수 가격도 t당 1103달러로 19.6% 하락했다.
다만, 업계에선 올해 하반기 중국 인프라 투자 등으로 수요가 살아나면서 철강 제품 가격이 반등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철강기업들은 높아진 원료 가격을 근거로 올해 상반기 철강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며 “하반기엔 국내 철강 가격 약세 전환 가능성이 생겼고, 이에 따라 중국 인프라 투자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올해 상반기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았던 만큼 중국 정부가 하반기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건축 부문 등에서 여러 부양책을 내놓으리라고 보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인도가 철강 제품 수출을 줄이겠다고 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철강 제품 가격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