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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창업자와 인연이 있던 업계 인사들은 그를 어떻게 기억할까. 이영일 해긴 대표(전 컴투스 부사장)는 한 달 전에도 김 창업자와 통화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넥슨이 모바일 선도 기업인 컴투스 인수를 원했고, 양사가 논의를 가졌던 바 있다. 이 대표는 아내(박지영 전 컴투스 대표)와 컴투스 공동창업자다.
이 대표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그때 당시보다 (게임빌에) 매각한 뒤에 많이 뵀다. (해긴 창업) 이거 할 때는 많이 말리시기도 하셨다”며 김 창업자와 인연을 전했다. 그는 “한 달 전쯤엔 통화도 했다. 그때 재미있게 말씀도 하셨는데”라며 충격을 표하면서 “그동안 공로를 잘 다뤄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어제(28일)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었다”며 “가족분들이 힘들어하시니 장례식은 오픈하지 않고 끝내시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게임업계에 20년 넘게 몸담은 김정태 동양대 교수는 1999년 즈음 매체 편집장 재직 시절, 김 창업자와 인연을 맺었다. 김 교수는 “항상 유쾌했고 자유로웠던 분으로 기억한다”며 “오늘 소식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안타까운 소감을 밝혔다. 김 교수는 또 “시대를 개척했고, 다시는 나오는 힘든 분”이라며 “규제나 이런 것이 너무 심했고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도 많지 않았을까”라고 재차 충격받은 심정을 내비쳤다. 이영일 대표는 2016년 진경준 전 검사 특혜 시비 논란이 불거지고 최종 무혐의를 받았던 과정과 관련해 “굉장히 고생을 하시고, 뭐만 하면 부르지 않았나”라며 “그때 기운이 좀 빠지지 않았나 한다”고 소회했다.
대구에 본사를 둔 이종원 코그(KOG) 대표도 김 창업자와 오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12년엔 김 창업자가 코그 사내 아카데미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 초청 강연을 진행했고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김 창업자는 “이종원 대표와 만난 지 10여년이 됐는데, 서로 오가며 얘기를 주고받는다”고 말한 바 있다. 누구와도 격의 없이 교류했고 자유로운 성품을 지녔던 김 창업자의 일면을 잘 보여주는 일화다.
이종원 대표는 통화에서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겠다”며 울컥하는 목소리를 전해왔다. 이 대표는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면서도 “저도 온라인게임으로 밥 먹고 사는데, 김정주 사장(넥슨 대표 시절)이 ‘바람의 나라’를 만들어 다 그 아류로 먹고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