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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크 수즈먼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두 사람은 2년 뒤 더는 함께 재단을 운영할 수 없다고 결정하면 멀린다가 재단 공동의장 및 신탁관리인직에서 사임하는 데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멀린다가 사임할 경우 그는 게이츠로부터 개별 자선 활동을 할 수 있는 재원을 받게 되는데, 이는 재단의 기부금과는 별개다.
게이츠 재단은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가 ‘네 번째 자식’이라고 일컬을 만큼 애착을 가져온 사업이다. 지난 21년간 재단이 기여한 금액은 550억달러(62조 5600억원)가량으로 전 세계 보건, 빈곤 퇴치,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에 사용됐다.
재단은 이와 함께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가 150억달러(17조 625억원) 를 추가 출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두 사람이 2000년에 마이크로소프트(MS) 주식으로 200억달러를 기부한 뒤 내놓는 최대 규모의 기부금이다. 이 기부금은 보건과 빈곤 퇴치, 전염병과 성평등, 미국의 교육 등의 재단 사업 재원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재단은 또 지난달 재단의 신탁관리직에서 물러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후임을 임명할 계획이며, 2022년 1월 확대된 이사회를 발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다만 신탁 관리인 몇 명을 추가할지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다.
앞서 빌 게이츠의 30년지기인 버핏 회장은 지난달 “나와 재단의 목표는 100% 일치하며, 게이츠 재단 경영에 더는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게이츠 재단의 신탁관리인을 그두겠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현재 게이츠 재단의 남은 신탁관리인은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 2명 뿐이다.
마크 수즈먼 CEO는 다만 이번 발표가 프렌치 게이츠가 곧 재단을 떠난다는 신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수즈먼 CEO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빌과 멜린다는 모두 개별적으로, 그리고 함께 재단의 장기 공동의장으로서 계속 함께 일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내게 확약했다”고 말했다. 멀린다 게이츠도 “나는 재단 임무의 가치를 깊이 믿으며, 공동의장으로서 재단의 사업에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이츠 부부는 지난 5월 초 27년간 결혼 생활을 끝내고 이혼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공동성명에서 이들은 “우리는 재단 임무에 대한 믿음을 공유하고 있고, 재단에서 함께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