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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세월호 인양업체 우선협상대상업체로 한·중 컨소시엄인 상하이 살비지 컨소시엄이 15일 최종 선정됐다.
상하이 살비지는 중국 교통운수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작년 매출액은 3220억원으로 잠수사 등 구조 분야 전문인력 1400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중국 양쯔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인양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최근에 약 1만1000톤급 규모의 선박을 인양한 경험이 있다.
상하이 샐비지는 국내 기업인 오션씨엔아이와 지분을 7대3으로 나눠 구성해 계약금액 751억원을 제시했다. 오션씨엔아이는 지난해 세월호 사고가 터지자 부산항에서 보유하고 있던 대형바지선인 현대보령호를 급파했지만 언딘 사(社) 바지선 투입으로 대기만 하다가 철수했던 업체다.
상하이 살비지는 세월호 하부에 철제빔을 설치해 선체가 아닌 빔을 들어올리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다. 기존 정부가 제안했던 방식과 달라 향후 협상에서 세부적인 안정성 검토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인양점 뚫는 대신 인양용 빔 설치…수심 23m까지 올린후 이동
상하이 컨소시엄이 제안한 기술은 지난 4월 세월호 선체처리 관련 기술검토 태스크포스(기술검토TF) 팀에서 제안한 인양 방식과 큰틀에서는 유사하다. 크레인으로 선체를 들어올려 안전 지대까지 이동한 뒤에 플로팅도크를 이용해 부양한 뒤 완전 인양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상하이 살비지 방법은 외부에 인양용 철제 빔을 따로 설치한다는 점과 수심 23m까지 끌어 올려 수중 이동한다는 점에서 정부가 제안한 방식과 차이가 있다.
세월호 현재 수심 약 44m에서 좌현이 해저면에 닿아 있는 상황이다. 당초 세월호 기술검토 TF는 누워있는 선박을 기준으로 상단에 약 93개의 인양점을 뚤고 와이어를 연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세월호 선체 내 탱크와 빈공간에 압축공기를 주입해 선체를 약간 들어올린 뒤 선체 하단에 3.5m간격으로 50여개의 인양용 철제 빔을 설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후 인양용 빔을 1만t급 크레인 한개에 연결한 후 수심 23m까지 끌어올린 후 약 2㎞ 떨어진 안전지대까지 수중 이동한다. 여기서 대기하고 있던 반잠수식 플로팅도크에 선적한 후 목포신항까지 예인한 뒤 육상으로 최종 인양하는 방식이다.
이는 크레인 두 대로 3m가량 들어올려 동거차도 쪽 수심 30m까지 이동한다는 정부 방식과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새로운 인양 방식 안전 문제 없나?
당초 정부측이 검토한 방식과 차이가 있음에도 정부는 상하이 샐비지의 인양 기술을 높이 평가했다. 세월호 선체가 수중에서 1년 정도 있다보니 인양점을 뚫은 뒤 끌어올릴 경우 선체 파손 등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연영진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장은 “구멍을 뚫어 선내에 인양점을 만드는 방법은 사실 선체 훼손 등 불안한 부분이 있었다”며 “상하이 샐비지의 방안은 선체 밖에 빔을 설치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인양에 컨설팅을 하고 있는 영국 TMC의 스테펜 티어니도 “선체 외벽이 얇고 노후화되서 상단에 인양점을 설치하면 파손우려가 있어 인양용 빔을 이용하는게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50여개 인양빔을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인양빔끼리 충돌하거나 꼬일 가능성, 세월호 선체의 무게중심이 바뀌는 과정에서 선체가 불안해질 가능성 등은 남아 있다.
무엇보다 세월호 인양 목적이 남은 시신 수습인데 이와 관련해서 선체 주변에 그물망을 설치한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방식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
이에 대해 이철조 세월호인양추진단 부단장은 “인양빔 방식이 기존 정부가 제안한 방식과 다르지만 가장 안정적이라고 보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면서 “인양용 빔의 안전성과 시신 수습을 최우선적으로 놓고 최종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