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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억짜리 영상통화 119 신고시스템 '무용지물'

김현아 기자I 2014.09.19 15:01:3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영상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예산 23억 원을 투입해 만든 ‘119다매체신고서비스’가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세월호 참사이후 소방, 경찰, 군부대 등의 통신망을 하나로 통합해 ‘골든타임’을 아끼려고 도입하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 정부 3.0 등 대국민 서비스와 연계돼야 한다는 논의가 있는 상황에서, 정확한 서비스 특성과 국민 호응도 등을 고려하지 않으면 또 다시 예산만 낭비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소방방재청으로부터 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3년 7월 ‘119다매체신고서비스’ 사업으로 시작된 ‘119영상통화 신고’가 1년 사이 신고 실적은 3배 증가했으나, 실제 정상적인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는 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방재청은 정부3.0 안전행정부 U-기반 공공서비스 촉진사업 예산을 활용하여 2013년 7월 문자신고, 119앱과 함께 ‘119영상통화 신고시스템’을 구축했다.

예산은 구축비 23억 1천600만원, 홍보비 7000만원 등 총 23억 2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119영상통화 신고’는 2013년 7월 한달간 2천412건의 신고건수를 시작한 이래 1년이 지난 2014년 6월 신고실적은 첫 달의 3배인 7천205건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3배 늘어난 신고 실적과 달리 실제 정상적인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는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은 거의 없고, 신고를 접수하는 실무자의 혼란만 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119영상신고’는 3G 갤럭시S·프라다폰 등, LTE 갤럭시S2·옵티머스G 등을 비롯해 2013년 6월 이후 출시된 모든 단말기에서 사용가능하지만, 단순히 영상을 찍어서 보냈을 뿐 실제 재난대응의 효과는 낮은 것이다.

▲119영상신고 운영 실적. * 기타건수는 오인신고, ARS 연결(통화중일 경우), 119영상신고 테스트 등이 포함된 건수임. ※ 접수 전 통화종료 된 건수는 제외되어 기 제출한 건수와 차이가 있음
실제로 소방방재청이 제출한 2014년 5월, 6월 ‘119영상신고 운영실적’을 보면, 6월 출동관련 신고는 전체 7천205건중 45건에 불과했고, 타기관이첩(8건), 안내(118건) 등 유효한 총 신고건수는 171건(2.3%)에 불과했다.

정상적인 171건의 신고건수 외 7천034건의 경우 신고 접수 이전에 통화가 끊겼거나 오인신고, 무응답, 오접속 등으로 나타났다.

전병헌 의원은 “119의 경우 신고자의 위치정보를 언제든 확인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상통화와 같은 다매체 신고방법이 유효한지 여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도리어 신고접수 등에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래창조과학부는 공공안전 롱텀에볼루션(PS-LTE)을 국가재난안전통신망 기술표준으로 선정하고, 행정안전부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 구축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PS)사업자 선정에 나섰다”면서 “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재난안전 관련 신고시스템이나 운용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 안전성을 확대하는 단기적 시스템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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