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주의’ 품는 동부, 종합전자 꿈 실현되나

박수익 기자I 2012.08.22 16:11:55

대우일렉 인수가 3700억 제시.. 우선협상대상자 유력

[이데일리 박수익 김정남 기자] 동부그룹이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 인수에 바짝 다가섰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한 대우일렉 매각을 위한 본입찰 결과 동부그룹은 비가격평가에서 우위를 차지한 데 이어 가격평가에서도 3700억원을 제시해 경쟁후보를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동부그룹은 (주)동부를 대표자로 선정, KTB 프라이빗에쿼티(PE)와 CXC PE 등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동부그룹은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인수대금의 절반 정도를 부담할 계획이다. 컨소시엄 대표는 주관사와 협의를 통해 (주)동부가 아닌 다른 계열사로 변경할 수 있다.

대우일렉 매각 관계자는 “자금조달 실현 가능성을 확인하는 등 마무리 작업을 거쳐 이번주 중 우선협상대상자 통보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부와 막판까지 경합했던 삼라마이더스(SM)그룹은 3500억원대의 가격을 제시하며 차순위협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렉트로룩스는 동부와 SM그룹에 훨씬 못미치는 인수가격을 제시, 일찌감치 인수후보에서 제외됐다.

동부그룹이 대우일렉을 인수하려는 것은 종합전자업체에 대한 김준기 회장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다. 다양한 기존 전자부품사업에 완제품사업까지 얹어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같은 업체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동부그룹은 이를 위해 지난 2010년 다사로봇(현 동부로봇(090710)), 2011년 화우테크(현 동부라이텍(045890)), 알티반도체(현 동부LED) 등을 전자 관련업체들을 잇따라 인수했다. 2002년에는 아남반도체(현 동부하이텍(000990))도 사들였다. 이들 전자부품과 냉장고, 세탁기 같은 대우일렉의 완제품이 더해지면 종합전자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게 그룹의 복안이다.

게다가 동부제철(016380)은 가전제품에 쓰이는 냉연강판을 만들고 있다. 국내 최초로 가전과 강판을 한 대기업집단에서 제조하게 되는 것이다. 동부택배, 동부익스프레스 등 기존 물류망도 시너지 요소다.

대우일렉의 글로벌 영업망도 매력적이다. 대우일렉은 전 세계를 미주, 유럽, 아프리카·중동, CIS, 아시아 5개 권역으로 나눠 15개 법인과 20여개 지사를 운영 중이다. 동부 한 관계자는 “아직도 대우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는 강력하다는 게 자체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우리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매각 측과 협상을 통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정밀실사를 진행한다. 대우일렉은 해외사업장이 많아 정밀실사에는 최대 2개월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사 후 가격조정을 거쳐 연내 거래종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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